나는 누구인가?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4,530 | 작성일 : 2013년 9월 27일

나는 누구인가?

“잘 되어가니?”
“쉽지 않은데요.”
“그렇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잘해 보렴.”

  대학 입학 수시와 입시 사정관 전형에 응시하는 3학년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학교 복도에서 마주치면 하는 말이었다. ‘내가 누구인가?’를 소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의 정체성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학생 양업고등학교 ○○○입니다”라고 평소에 말하는 우리 학생들은 자기소개서를 보다 잘 쓰기 위해 이리저리 엄청 노력을 한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고민을 하는 가운데 우리 아이들은  생각이나 마음이 무척 성숙해진다. 또한 양고(良高)를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자기소개서’를 자필로 작성해야 한다. 이팔청춘 16살에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자필로 써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당락(當落)을 떠나서 우리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교육과정이라 생각된다.
  ‘양업 고등학교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거기서 ‘내가 누구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항시 던지면서 교육의 비전을 개발하고 공유하며 적용하는 일은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중 한 가지는 요즈음 학교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고, 학교가 정상적인 길로 가기 위해 회복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대학에 가는 지름길만 생각해서 ‘시험 보는 기계’로 만드는 경쟁과 스트레스를 쌓이게 학교는 있을 수 없다. 학교 경영 선진화 과정 연수에서 한 강사가 한 말이 그 정답이 아닐까 한다. 그 강사는 요즘 학교가 잃어버린 그것을 알파벳 B로 표현하였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Bird), 맛있는 음식(Bread), 아름다운 사람(Beautiful), 탁 트인 바닷가(Beach), 아름다운 음악(Beethoven), 좋은 책(Book), 푸른 하늘(Blue Sky) 기타 등등이다. 양고는 이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고 하겠다. 탁 트인 바닷가 대신 큰 개천이 있지만. 하긴 탁 트인 바닷가 보다 더 큰 자유의 세상이 주어져 있는 곳이 양고이지 않는가.
  그러나 이런 잃어버린 B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일이다. 이 가을 초엽에 우리의 삶의 깊은 곳을 바라보며 우리 자신이. 우리 학교가, 우리 국가가, 잃어버린 것을 회복하는 풍요와 감사의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깊은 생각 속에서 우리를 값지게 성숙시켜나가야 하지 않을까? ‘나는 누구인가?’ 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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