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가’와 ‘A’ 그리고 ‘△’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4,112 | 작성일 : 2013년 12월 23일

+. 있는 그대로 ‘가’와 ‘A’ 그리고 ‘△’

  2013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얀 설경이 펼쳐진 양업교정에 새소리가 정겹다.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이하는 캐럴 송 보다는 눈꽃 핀 나무 위를 날며 부르는 이름 모를 새의 노래가 더 마음을 끌어당긴다.

“양업학교가 좋은 점이 무엇이니?”
“내가 가진 개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곳이죠. A는 A이고 B는 B라는 것을 있는 대로 받아 주는 곳이라 할까”
“그래”
“제가 뮤지컬을 한 번 출연 했는데 전교생 120명이 한 명도 빠짐없이 격려해주고 지지해 주고 칭찬해 주는 것이 양업고의 좋은 점이죠”

  양업고 졸업을 앞둔 한 학생과의 대화 내용이다. 졸업을 얼마 앞두고 3학년 학생들과 일일이 면담을 하였다. “이제 그 동안 정들었던 양업 교정을 떠나야 하는데 아쉬운 점은 없니? 양업고가 좋았니? 양업고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니? 양업고를 마무리 하면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니?” 하며 대화를 하였다. 그리고 양업고를 졸업하는 양업인들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 갈 것을 이야기하며 축복을 빌어준다. 
  진정 그렇다. 가·나·다·라·마·바·사... ·A·B·C·D·E·F·G... △·□·○·◇... 있는 대로 받아 주어야한다. ‘가’보고 ‘가’가 아닌 ‘나’나 ‘바’가 되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말도 안 된다. ‘A’보고 ‘B’나 ‘C’ 그리고 ‘F’가 되라 한다. 정말 안 되는 일이다. 세상에 많은 경우는 천편일률적으로  ‘△’보고 ‘□’나 ‘○’이 되라 한다. 물리적인 힘으로야 얼마든지 가능하나 그 얼마나 사람의 개성과 특징을 없애는 일인가 말이다. 양업고의 최고 좋은 점은 이것이다. 아이들의 하나하나의 개성과 특징을 발휘하고 그 것이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화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사랑과 배려이다. 그리고 서로를 인정해 주고 받아주는 가운데 함께 행복해 지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소외 시키지 않고 격려해주며 지지해주고, 믿어 주는 것이 양업고의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 한다.
  성탄을 맞이하면 말구유에 가난하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구세주로 맞이하는 성탄이다. 어떻게 하느님이 가장 초라한 말 밥통에 누워 오신다는 말인가? 그 엄청난 강생의 신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아마 그것은 우리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가난을 가질 때 이해 가능한 사랑의 신비이다. 주 하느님 어서 오소서. 그리고 저희에게 가난한 마음을 주소서. 우리 모두에게 있어 서로서로가 하느님의 주신 귀한 존재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사랑의 성탄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늘엔 영광이며 땅엔 마음 착한 이들이 평화를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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