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학생들에게...

작성자 : 학교 | 조회수 : 4,823 | 작성일 : 2003년 11월 26일

수능에 순응하지 말자. 

수능이 끝났다. 그대들의 마음은 홀가분한가? 
수능을 치루던 날 두 아이가 하늘나라로 갔다.
수능을 치루던 날 품 아이들은 안티 수능을 위해 대학로로
갔다.
모든 뉴스에서 이 맘 때면 보여주는 늘 똑같은 교문에서의
응원전을 보며
항상 씁쓸해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능을 치루는 이 날까지 여러분은 학교에서 가정에서, 사
회에서 요구하고
정해놓은 길을 걸어왔다. 힘들고, 어렵고, 답답한 현실을
참아왔다.

하지만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자유러워 지는 것
은 아니다.
자유라는 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희망
하는 자유는 스스로 찾아야 할 인생의 과제일 수 있다. 만
약 지금까지 세상이 요구하는 대로 살아왔다면 이젠 스스로
의 삶을 개척해야 할 시기 온 것이다.. 그리고 어느 광고
의 카피문구처럼 ' 네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으려는 "세
상은 그렇게 만만한게 아님"을 알아야 한다. 대학을 가건,
직장을 가건 어떤 환경에 있던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살
기 위한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수능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도 없고, 잘 나
왔다고 해서 자만할 필요가 없다. 수능은 사회가 만들어 놓
은 일방적인 제도일 뿐이다. 세상은 학교와 다르게 더 넓
고, 깊은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남이 만들어 놓은 제도와 타인의 시선 등에 얽매이지 않기
를 바란다. 스스로 세상을 향한  몸부림을 시작해보길 바
란다. 지금까지 수많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돈과 명예와
권력에 따라가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 있
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이제 여러분은 남이 아닌 나의 색깔을 찾아봐야 할
일이다. 시험점수에 좌우되는 색깔이 아닌, 남이 원하는 색
깔이 아닌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

PAY IT FORWARD란 영화에는 10대의 아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돈과 개인의 이익을 위한 몸부
림이 아닌 세상의 부조리한 것을 바꿀 수 있는 준비를 하
자. 수능이 끝난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주어진 공돈 같은 시
간들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멋진 핸드폰을 구입하기
위한 아르바이트 보다 더 가치 있는 시간을 찾아보길 바란
다. 학과를 선택하는 일, 재수를 선택하는 일, 직업을 선택
하는 일에 있어서도 이젠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과 요구를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여러분은 삼라만상의 주인으로, 이 사회의 주체로서 살아가
야 한다. 부디....
또 다시 세상이 요구하는 일방적인 삶을 따라가지 않기를
바라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그대들의 가능성을 상상해 본다.

- 품 청소년 문화공동체 심한기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