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의미 / 이제현 교목신부

작성자 : 최영윤 | 조회수 : 3,553 | 작성일 : 2014년 7월 26일

동행          기다림의 의미
                   교목/윤리 이제현 신부
  
 지난 금요일에 방학식이 있었습니다. 한 학기가 빠르게 지나갔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그들과 함께 했던 이번 학기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적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익혀가는 이들과 함께 하루하루 즈려밟는 심정으로 지나왔던 학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주님께서 한 해의 절반을 지나 지금껏 동행해 주심을 실감한 날들이었습니다.
방학식과 더불어 송별식이 있었습니다. 한 달 간 교육실습을 위하여 서울 대신학교에서 신학생 2명과 수사 1명이 함께 생활했습니다. 저희 반에서 함께한 수사님을 위해 보내는 마음을 담은 세 곡의 노래를 들으며,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불안함과 초조함, 긴장감이 교차한 학기 초에 비해 어느덧 양업인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말이 있나 봅니다. 흔히 문제를 조우하게 될 때 빠르게 해결하려고 하는데, 참다운 문제해결에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것처럼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가라지가 밀의 자리마저 침범해올 때 섣불리 뽑지 않는 기다림의 미덕에 대해 복음은 알려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밀과 가라지는 성장하기 전에는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라지를 뽑으려는 조급함은 자칫 밀조차 뽑을 수 있음을 예수님께서는 알려주십니다.
어쩌면 오늘 복음은 청소년들이 성장하기를 바라며 동반하는 모든 이에게 들려주는 말씀일지 모릅니다. 청소년들의 안정적이지 않은 말과 행동, 생각은 가라지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고쳐주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참되고 좋고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해서 전부 밀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도 분명


합니다. 그래서 기다리며 동행하는 것이 참된 변화와 성장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을 신뢰하고 그분이 창조하신 세상과 사람에 긍정하며, 그래서 희망을 두는 사람이 밀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들판의 농작물이 익는데 필요한 뜨거움이 담긴 여름입니다. 뜨거운 방학을 지내고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꿈이 익어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청소년들에게 여백과 여유를 마련해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학 교 소 식
‘한 학기 마무리와
        함께하는 세례식~’
지난 7월18일(금) 1학기를 마무리하는 종업식과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신학기를 시작하며 수녀님과 함께하는 교리 반에 5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가 세례를 준비해 왔습니다. 예수님을 알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키워 가는데 부족한 시간 이였지만 그 나머지 것은 하느님께서 채워 주시기에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한 그들은 복되었습니다. 7명의 세례자와 2명의 첫 영성체자들의 깨끗한 영혼은 90%이상 신자인 양고 공동체에게 신앙을 갱신하는 기회와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은총을 선물하였습니다. 이렇게 2014년 한 학기를 하느님의 축복 속에서 마무리 할 수 있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며 방학 동안
에도 우리 학생들을 돌보아 주
시길 청하며 새로운 2학기를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