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과 선택 / 이제현 교목신부

작성자 : 최영윤 | 조회수 : 3,648 | 작성일 : 2014년 10월 14일

동행           부르심과 선택
                   
                  교목/윤리 이제현 신부
 

 오늘 복음에서는 혼인잔치를 베푸는 임금의 비유 말씀을 듣습니다. 임금은 그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초대할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다들 자기 일이 우선이라며 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임금은 초대받은 사람들 대신 아무나 만나는 대로 데려오도록 종들을 보냅니다. 그리고 혼인잔치가 열립니다. 아무나 초대했다고 하지만 손님들은 예복을 갖추고 온 것을 보면, 초대받을 자격이 충분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예복도 갖추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를 쫓아내는 임금의 모습을 알려주시며 주님께서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선택된 사람은 적다고 말씀하십니다.

혼인잔치에 초대된 손님들처럼 우리의 삶은 학교가 아닌 일상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늘 부르심이 먼저이고 선택은 나중에 이루어집니다. 세상의 질서를 자신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부터 창조하지 않는 이상은 이 순서를 뒤집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요즘 고3학생들은 비로소 그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시전형 원서를 준비하고 면접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부르심과 선택의 관계는 뚜렷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항기의 청소년들은 그 질서에 대한 순응을 가볍게 거부하곤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을 창의적이고 대안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하여, 자신의 선택한 가치에 대한 확신은 분명히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그

선택이 자신의 가치 명료화의 차원에 그칠 때, 즉 자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추구하지만 자기 위안과 만족의 차원에 안주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부르심을 올바로 알아듣는 청소년을 기르도록 복음은 일깨워주십니다. 듣지 못하면서 유창하게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부르심에 민감하지 못하면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청소년들과 만나는 우리 각자가 일상이 잔치라는 것과 어떤 예복을 갖추어야 하는지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기쁘게 살지도 않고, 적절한 예복을 즐기지 않으면서 강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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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1차 전형-글쓰기가 있는 풍경~’

  2015학년도 양업고등학교 18기생 입학 1차 전형-글쓰기가 10월 11일 토요일에 있었습니다. 12시 30분부터 수험표 교부가 시작되었으며 13시 20분부터 본관 앞 잔디밭에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학교장신부님의 격려와 위로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수험번호와 고사장을 안내하는 피켓 앞에서 교사의 인도를 받아 따르는 학생들의 모습이 가을 하늘 만큼이나 순수하고 맑아 보였습니다. 고사장으로 입실하는 수험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건네는 학교장신부님의 악수 안에는  축복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들이 내딛는 성장의 한걸음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