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기 정윤* 학생이 추천한 <태백산맥>

작성자 : 조민경 | 조회수 : 1,329 | 작성일 : 2022년 7월 15일

태백산맥을 읽고

 

23기 정윤*

 

태백산맥. 짙은 어둠과 적막 속, 산줄기만은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어렴풋한 윤곽 속에서도 산줄기는 장중한 무게와 굳센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그 억센 산줄기의 봉우리 봉우리에서 봉화들이 타오르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 봉화들은 너울너울 불길을 일으켜 어둠을 가르며 줄기줄기 뻗어나간 산줄기들을 따라 끝없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불꽃과 함께 함성이 울려오고 있었다. 나는 가슴을 펴며 숨을 들이켰다. 밤하늘이 나의 시야를 함께 채웠다. 나는 문득 숨을 멈추었다. 나는 눈앞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느꼈다. 내가 본 것은 넓게 펼쳐진 광대한 어둠이 아니었다. 내가 본 것은 어둠 속에서 수없이 빛나고 있는 별들이었다. 살아서 숨쉬고 있는 별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먼저 떠나간 빨치산들은 죽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혁명의 별이 되어 어둠 속에서 저리도 또렷또렷한 모습으로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봉화가 타오르고, 함성이 울리고 있는 가슴에다 그 별들을 옮겨 심고 있었다.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어둠 속에 적막은 깊고, 무수한 별들의 반짝거리는 소리인 듯 바람소리가 멀리 스쳐흐르고 있었다. 우리들은 무덤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광막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341p

 

 

태백산맥 마지막 장 한 구절을 인용하였다.

태백산맥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구절이라고 생각했기에

하대치를 나로 바꾸어 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