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을 읽고 26기 학생 추천
작성자 : 조민경 | 조회수 : 83 | 작성일 : 2025년 9월 1일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 (Vasco Popa)
그들은 흔하디흔한 조약돌을 가지고 놀았다
그것이 마치 심장이 없기라도 한 것처럼 가지고 놀았다.
그들은 조약돌에게 화가 나서 풀밭에서 그것을 깨뜨리고는 돌의 심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돌의 심장을 열어보았다 심장 속에 뱀이 한 마리 꿈도 없이 실타래처럼 잠들어 있었다
그들은 뱀을 깨웠다
뱀이 갑자기 똬리를 틀고 일어나자 그들은 멀리 도망쳤다
그들은 멀리서 쳐다보았다 뱀은 지평선을 돌아 제 몸을 감더니 계란처럼 지평선을 먹어버렸다
그들은 놀던 자리로 되돌아왔다 뱀이 지나간 풀밭의 흔적도 돌조각도 없었다 그 원 안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그들은 서로 쳐다보며 씩 웃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윙크를 했다
- p. 조약돌의 심장
당신의 상자는 무엇으로 가득한가
대체 얼마나 가득하지 않은가
대지의 콧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의 향연을
눈알을 굴리면 휘몰아치는 블랙홀의 끌어당김을
늑대와의 윙크가 닿는 그 순간
생명의 상자가 요동친다
2025.8.12 양업 마지막 백일몽을 머금으며
- 26기 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