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작성자 : 김은진 | 조회수 : 8,865 | 작성일 : 2004년 2월 8일

우리 학교 사회 사업가실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액자에 끼워져 벽에
걸려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메뉴를 짜기 전에 그 글을 다시 한번 읽
어 봅니다.


        바보들의 천국

그곳에 가면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퉁퉁 불어버린 라면 한 그릇에
가늘게 찢어 놓은 김치 한 조각을 올려놓고서도
넉넉한 미소로 배를 두드리는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그곳에 가면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돼지고기 한 근을 달랑 손에 들고 겨우
소주 한 병을 품에 안은 채
하얀 눈망울을 하나 가득 머리에 이고 와서는
작은 사랑을 슬그머니 내려놓는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그곳에 가면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이차방정식과 To부정사 대신에
시험에도 안나오는 우리의 소중한 뿌리와 꿈을 찾아
천국의 문에 가만히 귀 기울이는 어린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들은 그런 바보들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바보들이 사는 천국의 문을 두드립니다.
어제 오늘
수많은 바보들이 숨쉬고 천국에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손 때 가득한 바보들의 천국에는,
눈물과 사랑, 만남과 헤어짐, 슬픔과 기쁨, 그리고 꿈이 어우러진
일곱 빛깔 바보들의 무지개가 곱게 떠올랐습니다.
바보 여러분, 바보 여러분의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