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어떤 선택이.....
작성자 : 김은진 | 조회수 : 8,562 | 작성일 : 2003년 12월 20일
며칠전부터 1학년 `진oo` 학생이 교내 봉사활동으로 주방 여사님들
을 도와 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학교의 여러 행사를 앞두고 바쁜 때
에 큰 몫이 되어 주고 있지요. 오전,오후시간 모두 봉사하기로 되어
있는데............ 오전에는 열심히 하더니..... 오후에는 늘 사라
져 버리는 것입니다. 며칠 동안 기다리다가 어느날 오전에 봉사하러
왔을때 "어제 오후에 어디갔다왔니?"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답답해서 바람쐬고 왔어요."하는 것입니다.
사실, 오후 시간에는 어르신 잔치에 쓸 파와 고추를 다 썰어야 했는
데 오후
에 사라지는 바람에 해야할 일을 다하지 못했지요.
(침묵 잠시 후) "그래. 진oo ! 지금 이 시간에 무얼했으면 좋겠니?"하
고 물어 보았지요."네가 선택해. 네가 원하는 대로 그대로 해줄께.네
가 외출하고 싶다면 그대로 해줄께. 다른 분들께는 말씀 안드릴께. 네
가 하고 싶은대로 그대로 해줄께."하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안에는 진
oo 학생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그가 기존의 선택과는 다른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제 안에 굳게 자리잡았기 때문이죠.
(잠시 침묵) 그러더니, "제가 선택하면 늘 후회해요. 수녀님이 결정
해 주세요."하는 것입니다."아니, 결정은 네가 해. 내가 도움은 줄
수 있어.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이야기를 나눈후 저는 급한 `파썰기`작업을 권유했습니다.
그 아이도 다른 말 없이 수긍하였고
파썰기를 시작했습니다. 3학년 형들이 자진해서 도와 주었는데
아무래도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같이 옆에서 작업을 하니 자연히 열심
히 하게 되는가 봅니다.
oo 학생은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눈물을 아주 많이 흘렸습니다. - 파때문에
파잎을 입에 물고 썰면 덜맵다는 여사님의 말씀에
입에 파를 물고 썰기 시작했습니다.
파12K를 다 썰었습니다.
그리고 매운 청량 고추도 4K로나 다 썰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선택은 모두 정답이고 올바른 선택이 아닐 수도 있습니
다. 주어지는 상황에 맞게 때때로 해야되는 것과 하고 싶은 일들 사이
에서 갈등하고 고심합니다. 그리고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하게 되지요.
그것은 스스로 하게 되지요. 성숙이라는 의미는 `스스로`의 의미를 담
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해야 됨`의 상황을 배제한
채, `하고 싶음`만을 강조하게 되면, 결국 우리는 양심의 꺼리낌이나
후회를 가져 오게 되지요.
우리의 선택.... 매일 어떤 선택을 하면서 우리 마음을 넓혀가고 정
신 건강을 지켜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