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업고의 문턱이 너무나 높습니다^^*

작성자 : 윤정희 | 조회수 : 4,030 | 작성일 : 2013년 11월 2일

안녕하세요?
2014학년도 1차 합격하고 최종 합격 명단에는 아쉽게 탈락한 박선기 엄마입니다.
선기는 본인이 탈락한 이유에 대해 어떤부분이 부족했었는지 정확히 스스로가 느끼고
인정하고 있음에 제 아들이지만 참 멋진녀석이란 생각이 듭니다.
선기는 현재 대학병원에 입원해 수술후 회복단계에 있습니다.

입학과정에 너무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조금은 풀어 놓고 싶어 이렇게 문을 두드려 봅니다.

입학원서를 쓰고 행정실 착오로 학교장 직인이 누락되어 재방문해 입학원서를 교체하고
자기소개서 마찬가지로 본인이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쓰지 못했다고 한번 교체했었드랬습니다.
1단계 시험이 있던 11/5일 토요일.
12시까지 학교에 도착해야 하는데 11시에 친정아버지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몸이 편찮으시다는 전화였는데 친정이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다보니 한달음에
달려갈수가 없었어요. 119구급대에 구조요청을 하고 아이를 데리고 양업고로 왔습니다.

남편은 그날 오전 일찌기 시어머님과 서울에 시할아버님 병문안을 갔었기에 사면초가였지요.
애써 침착하게 대처하며 남편이 조금 일찍 내려와 주기를 시험보고 있는 아이를 두고 아버지께
갈수가 없었어요. 차도 밀리고 시험끝나는 시간까지 남편이 도착하기가 어렵다고 했거든요.
중간중간 친정엄마와 통화하며 그렇게 선기가 시험을 마칠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
수능볼 나이보다 훨씬 더 어린 선기의 떨림과 긴장감을 같이 나누고 있었지요.

그 순간에 아마도 아버지보다 선기가 더 중요했었나 봅니다.
제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되리라 상상도 못했지요. 아버지의 임종을 보지 못한 채 그렇게
아프다는 말씀이 저랑 마지막 통화였어요.
시험이 끝난 후 남편과 만나 부랴부랴 아이들과 같이 장례식장으로 향했어요.
하늘에 별이 떨어지는 기분이랄까? 절망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지요.

삼오제를 마치고 18일 2차 시험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어요.
이유는 선기가 갑작스럽게 호흡곤란이 와 응급실로 향했지요.
기흉이라는 폐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었는데 수술을 하게 되면 2차 시험을 보러 갈수가 없었어요.
담당 교수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수술은 하지 않고 일단 흉관삽입해 폐를 정상적으로 편 후에
다시 재방문하겠다고 2차시험전날 가퇴원을 하고 2차 시험에 응했어요.

토론면접 - 지문에 대해 일반적 추론보다 질문을 반증할 수 있는 답변
다면면접 - 지원동기 설명 부족
심층면접(교감) - 성격유형 INTJ? INTP? 종교활동, 미래의 꿈 등
                        전반적으로 확고하고 의지있는 답변
심층면접(교장) - 역시나 지원동기 설명 부족

심층면접때 선기가 생각하는 부모에 대한 답변은 저희 부부가 감동하기에도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부모 밑에 잘 자라줘서 고맙고 기특했지요.
또한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는 것 미래에 대한 방향과 가능성도 확실히 알게 되었구요.
2차 시험이 끝난 후 선기는 2가지가 마음에 걸린다고 제일 중요한 두가지에 대해
답변이 부족했다고 스스로가 말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중2마지막 기말고사를 다 마친후에 다시 입원해 왼쪽폐를 1/3가량
절단하고 부모인 저희도 느끼지 못했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중입니다.

어쩌지 못하는 부모마음.
더 아파할 선기에게 그 아픈마음들을 숨기고 침착하게 다 같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아이들에 비해 몸이 약한 편이라 고통을 참기가 힘든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도통 진통제 때문에 먹지를 못해 아직까지 정상 기운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이 나면 폐렴으로 진행되면 위험해 진다고 하는데 해열제를 처방해 치료하며
견디고 있는 선기를 위해 신부님, 수녀님 기도해 주시겠어요?

우리 선기뿐 아니라 모두가 많은 노력을 했을거에요.
최종 합격한 친구들이 참 부럽네요.

2014년 합격한 친구들!
자신을 존중하고 남을 배려하고 좋은 선택을 하고 행동에 책임을 지고 인성,지성,영성 삼위일체
창의교육으로 학업성취도가 향상되는 양업인인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