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작성자 : 신나은 | 조회수 : 5,405 | 작성일 : 2008년 11월 5일

발표 결과를 보고 끝 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어제부터 괜히 예감이 안 좋았었어요.

근데 결국 그 예감이 들어맞았더라구요.

처음엔 엄마 옆에서 공부방 수업하시는데 잠깐만 확인 좀 하고 컴퓨터를 켰습니다.

그리고 정말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제 번호가 보이질 않더라구요.

눈물이 차 오르는데 옆에 초등학생들이 이 누나,언니가 뭐하나 쳐다보고 있으니

황급히 컴퓨터를 끄고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붙잡고 끅끅 대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와 오바마 당선 뉴스를 보며 이야기를 하는데

한 없이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근데 엄마가 울지말라고 화를 내시며

다음주 월요일부터 졸업 고사인데 정신차리라고 이제 너는 더더욱 힘든 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다그치시더라구요. 엄마가 너무 미웠습니다.

그냥 한마디도 하지 않고 엄마가 보는 앞에서 공부를 하라시길래. 거실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뒤인 지금 엄마가 운동을 나가셔서 혹시나 번호를 잘못 입력하신건 아니였을까

죄송하다고 글이 다시 올라오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다시 들렸습니다.

역시나 그럴 일은 없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고3 수험생인 언니가 학원에서 지쳐 들어왔는데.

오늘 학교에서 비싼 바람막이를 잃어 버린 탓에 언니가 저에게 화를 냈었는데.

언니를 보고는 눈물이 다시 또 막 흘러내리더라구요.

오늘따라 안좋은 일들이 잇따라 터지네요.

아휴. 근데 친구들한테 문자가 오고 전화가 오고.

괜찮다고 힘내라고. 하는 걸 보며.

저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고. 나를 믿어주는 친구가 이렇게 많다고.

나를 위해 새벽기도를 나가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잃은게 있다면 또한 얻는 것도 생기겠지요.

그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하니깐요.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쓰며 또 눈물이 막 흐르네요.

붙으신 분들 너무너무 축하드리고요, 떨어지신 분들도,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