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업과 함께한 한달

작성자 : 심미숙 | 조회수 : 4,398 | 작성일 : 2010년 10월 29일

양업고등학교가 어디예요?
중학교 담임선생님이 깜짝 놀라시며 아이를 왜 대안학교에 보내려고 하느냐며 한참을 설득 하셨다.  원서 마감일까지 교감 선생님 교장선생님을 만나 상담을하고 원서접수 마지막날 어렵게 어렵게원서에 도장을 찍어 주셨다. 우체국으로 달려가 빠른 등기로 보내며 잘 도착하길 빌었다.
1차 전형일
정말 멋진 교정을 보고 아이가 환호성을 질렀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이는 솔직하게 썼다고 했다.
1차 합격
다시 일주일 후
2,3차 전형일
서둘러 출발했음에도 단풍놀이 차량때문인지 무슨일인지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되었고
점심도 거른채 달려갔건만 30분이나 늦었다.
걱정하며 들어선 면접실에서는 선생님 두분과 수녀님께서 환하게 맞으시며 오시느라고 고생하셨다고 편하게 대해주셨다.
아이가 어떤 성향의 아이인가  양업은  왜 선택했나  입학하면 무얼 하고싶나 등등 아이의 내면을 알아보시는 면접에서 말주변이 별로 없는 아이는 그래도 애를 쓰며 답을 했고
교감 선생님과의 면접에서는
사투리가 섞인 말씀을 잘 못알아 들어 네? 네? 만 연발..    그래도  "  내 말이 알아 듣기 어렵지~?"
하시면서 따뜻한 미소로 대해주셨다.
마지막 교장 선생님 면접
가만히 웃고만 계셔도 카리스마가 넘쳐 덜 덜 떨고 있었다는 아이
머릿속이 텅빈것 같더라고 했다.
됐다. 최선을 다했으니 기다리자 하면서 기다린 오늘
30분후 아이는 웃을까..울까..
양업에 보내기 위해 드나들며 주보. 회지 게시판의 글들을 읽고
때로는 가슴 먹먹함으로 , 때로는 회초리 얻어맞은듯 아픔으로 , 때로는 감동이 밀려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도 수차례..  참 좋은 시간이었다.
다시 가  볼수있기를 바라지만 혹 다시 못 가 보더라도 아이의 가슴 한켠에 좋은 추억으로 자리하길
바라며 
예쁜 교정, 울창한 숲속의 향기, 뛰놀며 노래불러대는 닭들의  합창, 벌렁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싶은 잔디 운동장,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느낌이 전해지는 선생님들의 눈빛  내가 가본 그곳은 아이들이 꿈을 꾸며 살고 싶은 학교, 싱그러운 기운이 살아있는 교육현장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