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기사-양업고 주입식교육이제그만

작성자 : 최영윤 | 조회수 : 5,220 | 작성일 : 2012년 4월 2일

2012년 04월02일 동양일보       
 
<청원 양업고>주입식 교육 ‘이제 그만’… 자유·책임 배운다
 
 
특성화 대안교육 주도
충북도교육청 지정 자율시범학교
산악등반, 해외이동수업 등 수업
다양한 경험으로 취미·적성 계발

①안나푸르나 봉을 등반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가톨릭 대안학교인 청원 양업고(청원군 옥산면 환희리161/교장윤병훈 ☏043-260-5076)는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유와 책임을 가르친다.

양업고는 ‘사랑으로 마음을 드높이자’라는 교훈아래 특성화 대안교육을 주도하는 학교다. 학생들에게 자유를 제공,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학생을 양성한다.

이곳에서는 교과교육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자유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방종을 통해 자유를 만끽하지만 그만큼 책임감과 또한 공부의 필요성도 함께 느낀다. 또 자유를 통해 학생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생각하고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양업고는
양업고는 1998년 천주교 청주교구 설정 40주년을 기념하고 2대 신부인 최양업 신부(1821~1861)를 기려 설립한 대안학교다.

2001년 1회 졸업식을 시작으로 2012년 10회 졸업생 40명을 포함, 모두 359명을 배출했으며 충북도교육청 지정 자율시범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과정도 일반 고교와는 다르다.

산악등반, 봉사활동, 해외이동수업 등 특성과 교과를 기반으로 창의 인성교육과 창의적 체험활동, 특성화교육 등으로 지식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양업고는 자기를 존중하고 남을 배려하는 학생을 길러낸다.

 ② 해외이동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외국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학생활동
양업고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규율을 정하고 실천한다. 학생들은 회의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발표하고 토론해 학교의 행사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공부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현장체험 활동은 주입식 교육보다 더 큰 교육성과를 가져온다.

이 같은 교육으로 이곳에 입학한 학생 중 75%가 학업성취도가 향상되고 매년 졸업생의 70%이상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은 물론, 호주 멜버른 의과대학·일본 주오법대·일본 동경순심여자대학·미국 CIA 요리학교·미국 라로쉬 대학 등에 진학한다.

◇ 다양한 현장학습 

③ 노작교육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이 기른 수확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양업고는 다양한 현장학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학교가 아닌 전 세계와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 환경, 타인을 이해하고 창조적인 삶을 사는 법을 가르친다. 또 다양한 경험으로 취미와 적성을 계발하고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준다.

세계가 하나의 생활문화권이 되면서 양업고는 일본, 중국 등 전 세계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견문을 넓히는 해외이동수업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노작활동은 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가르친다.

◇ 가족과 함께하는 교육
양업고는 격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 모두를 가정으로 돌려보낸다.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단순이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가족들은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수행하며 돈독한 가정을 만들어 나간다.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가족 구성원에게 소중한 가족 친구 이웃임을 깨 닳고 가족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자기정체성을 발견한다.

또 학부모 교육과, 가족캠프를 계획 부모들이 학생들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공적 대안학교 입학경쟁률 치열

치열한 입학경쟁률에 양업고는 학부모까지 면접에 참여시키는 입학전형을 운영중이다.

양업고는 중학교 내신성적(50%), 출ㆍ결석(20%), 글쓰기(30%)를 반영한 1차 전형을 통해 모집인원의 2.5배를 선발하고 나서 교사들의 2차 면접, 교장ㆍ교감의 3차 심층 면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전형을 시행한다.

2∼3차 면접에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다른 학교와 달리 학부모 2명도 참여시켜 학부모들의 교육관 등을 평가한다.

양업고는 지식교육뿐 아니라 봉사활동, 현장학습, 청소년 성장프로그램 등을 통한 창의ㆍ인성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 같은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미래 선택해 갈 수 있도록 도움”
윤병훈 청원양업고 교장
 
청원 양업고 교장 윤병훈(사진·62) 신부는 학생들에게 교육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학생들에게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때까지 방종 한다.

“학생들이 반항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아닌 남의 강요에 의해 사는 것을 누가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까? 저는 그저 학생 스스로가 미래를 선택하고 그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을 도울 뿐입니다.”

윤 교장은 충남대 농과대를 졸업하고 4년간 교직생활을 하다가 광주가톨릭대에 편입, 1983년 사제서품을 받은 그는 1997년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진석 주교(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와 교구사제단의 협력으로 새로운 대안학교를 설립하기로 하고 이듬해 1월 양업고를 개교했다.

이 학교는 1998년 개교 이래 제도권 학교에서 보듬지 못하는 ‘문제아, ‘부적응아가 모인 곳이라는 초기의 선입견을 깨고 이제는 매년 6대1 이상의 입학경쟁률을 자랑하는 교육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양업고 졸업생들은 국내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물론 호주 멜버른 의대와 일본 대학 등에도 편입해 꿈을 키우고 있다.

양업고의 자율적인 교육이 낸 성과다. 이 곳의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현장체험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남에 의해 공부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의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다.

윤 교장은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을 강조하지 않는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대학에 진학하고, 1~2년 늦더라도 정확한 진로를 정해 그곳에 맞는 대학정하는 것이 더 빠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학생들도 진로를 고민해 수 없이 과를 옮기는 것을 보면, 대학교 진학 전부터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1~2년 늦더라도 그 대학을 정해 진학하는 것이 가장 빠른 대학 진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에는 학생들과 함께 네팔의 안나푸르나를 찾아 산을 올랐다. 학생들은 ‘왜 이곳을 찾아 산을 오를까’라며 의아해 했지만 네팔에서 돌아온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바로 윤 교장이 강조하는 마음을 흔드는 교육이다.

그는 이곳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들도 학생들과 함께 찾아 세상을 보여주는 등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공부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이다.

윤 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치우쳐 교육의 본질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을 성적이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서열화해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지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학부모나 교사가 문제나 부적응을 해결하는 것만을 학생지도라고 보고, 학생들의 음주나 흡연 등에 대해서 시비만 할 뿐, 실제로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찾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이제는 부모와 교사의 역할을 극대화해 노심초사하며 생명을 기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삭>
 

 

이삭 (isak84@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