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들의 통쾌한 반란<동양일보 종교칼럼>
작성자 : 신안나 | 조회수 : 4,832 | 작성일 : 2009년 6월 25일
동양일보 종교칼럼
-꼴찌들의 통쾌한 반란
윤 병 훈 <양업고 교장>
6월 초, 각 언론사는 각 고등학교의 대학 진학률을 ‘학교 알림이’에 일제히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전국 고등학교의 평균 대학진학률이 83.6%라면서, 100% 진학률을 자랑하는 소위 영재학교로부터 각 고등학교 진학률을 서열화하여 하나의 도표를 만들어 보도했다.
왜 이런 보도를 하는 걸까? 학교 낯 세우기일까, 꼴찌학교 무안 주기일까. 학부모에게 학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주기일까?
사실 대학진학률을 보도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거품’ 대한민국, 대학진학률에도 거품이 있다. 대학진학 후에 많은 학생들이 자퇴를 하거나 재수와 전과를 택하고 있다. 국민들이 대학 내에서 이런 일이 입체적으로 일어남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다면, 대학진학률의 숫자가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진로지도의 실패’라는 혼란스러움이 밝혀질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해 학교 정보를 마련하고자 한다면, ‘대학진학률 보도’보다는 학교가 진학시킨 최근 대졸자들이 얼마나 행복한 진로를 확정지어 가는 지를 파악한 ‘학생진학지도의 성공률’을 보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각 고등학교가 졸업생들의 추수지도를 통해 마련한 ‘학생진학지도’의 정보는,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미래를 가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진로 지도의 평가가 더 의미 있는 것은 아닐까.
고려시대의 과거제 영향으로 인해 아직도 우리나라는 명문대학에 합격하면 미구의 관료가 태어났다며 요란하게 홍보하는데, 이런 모습은 이제 식상하다.
인재도 경제적 뒷받침이 되어야 태어난다는 요즘,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제 인재육성은 소질과 적성에 잘 맞는 전문인의 탄생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을, 적어도 도덕적 삶을 바탕으로 한 전문인으로, 영성적 의식을 지닌 참다운 일꾼들로 탄생하여 자신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행복에 기여할 인재육성을 위해 값진 진로정보가 필요한 때이다.
이제 학교는 대학진학에 대한 교육거품을 담은 현수막이 아닌, 소질과 적성에 성공한 학생들의 사례를 담고 있는 신선하고 기분 좋은 정보들을 많이 걸어 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펀드 매니저, 전문 상담가, 전문 인테리어, 일류 미용사, 일류 요리사, 일류 조경사,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해외 명문대학 합격” 이런 정보를 담은 현수막 말이다.
“애들아, 지금 당장 대학에 가지 않았으면 한다. 적어도 대학은 네가 원할 때, 네가 정말 공부하고 싶을 때, 네가 철이 들어 행복한 인생대본이 필요할 때, 대학에 진학하거라. 행복한 너의 진로를 위해 네 인생에 꼭 맞는 진지한 인생대본을 쓸 수 있는 대학에 갔으면 한다. 재수를 하더라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골치 아픈 철학적 질문에 명제적 답을 얻을 때까지 기다렸으면 한다. 내가 일생을 지고 살아갈 정체성과 소명이 마련될 때, 대학에 진학했으면 한다.”
나는 대안학교를 하면서 ‘꼴찌들의 혹독한 반란’을 경험했지만, 그들이 졸업한 지금, 그들이 대학에서 장학생이 된, ‘꼴찌들의 통쾌한 반란’을 보고 있다.
일반 고등학교 출신들은 3년의 교실수업에서 해방되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대학에서 시간을 낭비하며 놀고 있을 때, 우리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이 너무나 행복했다며, 이제는 죽어라 미래를 위해 공부한다고 들었다. 그리고는 수석 장학금 탔다며 학교를 찾아와서는 후배들이 식사시간에 YTN뉴스라도 들으면서 정보를 얻으면 좋겠다며 LED대형 TV를 선물하고 갔다.
이 일이 ‘꼴찌들이 보여주는 통쾌한 반란’ 아니고 무엇이냐. 거품 없이 자신이 진정 바라는 대학에, 학과에 진학하여 자신의 멋진 인생대본을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머지않아 멋지고 생생한 영화 한 편 볼 것 같은 기대가 든다.
대학진학률이 아닌, 진학진로성공률 100%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야말로 자랑거리 좋은 학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꼴찌들의 통쾌한 반란
윤 병 훈 <양업고 교장>
6월 초, 각 언론사는 각 고등학교의 대학 진학률을 ‘학교 알림이’에 일제히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전국 고등학교의 평균 대학진학률이 83.6%라면서, 100% 진학률을 자랑하는 소위 영재학교로부터 각 고등학교 진학률을 서열화하여 하나의 도표를 만들어 보도했다.
왜 이런 보도를 하는 걸까? 학교 낯 세우기일까, 꼴찌학교 무안 주기일까. 학부모에게 학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주기일까?
사실 대학진학률을 보도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거품’ 대한민국, 대학진학률에도 거품이 있다. 대학진학 후에 많은 학생들이 자퇴를 하거나 재수와 전과를 택하고 있다. 국민들이 대학 내에서 이런 일이 입체적으로 일어남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다면, 대학진학률의 숫자가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진로지도의 실패’라는 혼란스러움이 밝혀질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해 학교 정보를 마련하고자 한다면, ‘대학진학률 보도’보다는 학교가 진학시킨 최근 대졸자들이 얼마나 행복한 진로를 확정지어 가는 지를 파악한 ‘학생진학지도의 성공률’을 보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각 고등학교가 졸업생들의 추수지도를 통해 마련한 ‘학생진학지도’의 정보는,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미래를 가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진로 지도의 평가가 더 의미 있는 것은 아닐까.
고려시대의 과거제 영향으로 인해 아직도 우리나라는 명문대학에 합격하면 미구의 관료가 태어났다며 요란하게 홍보하는데, 이런 모습은 이제 식상하다.
인재도 경제적 뒷받침이 되어야 태어난다는 요즘,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제 인재육성은 소질과 적성에 잘 맞는 전문인의 탄생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을, 적어도 도덕적 삶을 바탕으로 한 전문인으로, 영성적 의식을 지닌 참다운 일꾼들로 탄생하여 자신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행복에 기여할 인재육성을 위해 값진 진로정보가 필요한 때이다.
이제 학교는 대학진학에 대한 교육거품을 담은 현수막이 아닌, 소질과 적성에 성공한 학생들의 사례를 담고 있는 신선하고 기분 좋은 정보들을 많이 걸어 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펀드 매니저, 전문 상담가, 전문 인테리어, 일류 미용사, 일류 요리사, 일류 조경사,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해외 명문대학 합격” 이런 정보를 담은 현수막 말이다.
“애들아, 지금 당장 대학에 가지 않았으면 한다. 적어도 대학은 네가 원할 때, 네가 정말 공부하고 싶을 때, 네가 철이 들어 행복한 인생대본이 필요할 때, 대학에 진학하거라. 행복한 너의 진로를 위해 네 인생에 꼭 맞는 진지한 인생대본을 쓸 수 있는 대학에 갔으면 한다. 재수를 하더라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골치 아픈 철학적 질문에 명제적 답을 얻을 때까지 기다렸으면 한다. 내가 일생을 지고 살아갈 정체성과 소명이 마련될 때, 대학에 진학했으면 한다.”
나는 대안학교를 하면서 ‘꼴찌들의 혹독한 반란’을 경험했지만, 그들이 졸업한 지금, 그들이 대학에서 장학생이 된, ‘꼴찌들의 통쾌한 반란’을 보고 있다.
일반 고등학교 출신들은 3년의 교실수업에서 해방되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대학에서 시간을 낭비하며 놀고 있을 때, 우리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이 너무나 행복했다며, 이제는 죽어라 미래를 위해 공부한다고 들었다. 그리고는 수석 장학금 탔다며 학교를 찾아와서는 후배들이 식사시간에 YTN뉴스라도 들으면서 정보를 얻으면 좋겠다며 LED대형 TV를 선물하고 갔다.
이 일이 ‘꼴찌들이 보여주는 통쾌한 반란’ 아니고 무엇이냐. 거품 없이 자신이 진정 바라는 대학에, 학과에 진학하여 자신의 멋진 인생대본을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머지않아 멋지고 생생한 영화 한 편 볼 것 같은 기대가 든다.
대학진학률이 아닌, 진학진로성공률 100%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야말로 자랑거리 좋은 학교라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