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섭이~

작성자 : 김경숙 | 조회수 : 4,257 | 작성일 : 2009년 5월 28일

지리산, 그 광활한 태산(泰山)을 다녀와서. 윤요섭

 세상엔 극구 편함만을 추구하려는 사람과 고생을 사서하는 사람이 있다.
먼저 남들은 내가 소속된 ‘바닥조’를 가리키며 극구 편함만을 추구하는 자들이라 하고, 자신들을 가리키며 투철한 열정과 고통 속에서 긍지를 찾아내는 사람들이라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나는 이들에게 나 자신을 이렇게 변명하고 싶다.
 나는 이번 산악등반에 지리산을 등산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번에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하고 차가운 냇가 근처에서 길을 걸으며 산뜻하고 푸르른 마음으로 기분전환을 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사실,
모된 고생을 하고 온 아이들의 입에서는 어떤 코스 등산로가 너무 험했다느니, 폭우가 쏟아지는데 계속 산행을 해서 짜증났다는 등의 사사로운 감정들로 사로잡혀 정작 가장 중요한 지리산 등산 자체에 대한 감상은 나오지 않는 것이 태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번 코스를 선택하여 다녀온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첫째 날에 둘째 날까지의 거리를 전부 걸었다는 것을 한편 다행으로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에겐 둘째 날 동안 다른 팀들과 다르게 자유롭고 행복을 누릴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나에겐 2가지의 궁극적 목표가 있었는데, 첫째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산과 물을 보는 것이요, 둘째는 멀리서라도 지리산 토종 반달곰을 보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나에게 반달곰이 다가오는 행운은 없었다. 그리고 우리보다 앞서가던 사람들이 반달곰을 보았다는 말에 아쉬워 입맛을 다시었다.

비록 내가 원하는 목적은 못 이루었지만 누구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여행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