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문 2008년 8월24일자

작성자 : 김경숙 | 조회수 : 4,279 | 작성일 : 2008년 8월 22일

양업고‘가톨릭적 대안교육의 정체성’주제 연수
 
 
양업고등학교는 8월 16~17일 '가톨릭적 대안교육' 연수를 가졌다.
 
“종교적 이념·교육 접목할 전문 인재 부족”

청주교구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는 8월 16~17일 충북 청원군 양업고등학교 인성교육관에서 제5회 가톨릭적 대안교육 연수를 열었다. ‘가톨릭적 대안교육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연수에는 학부모와 교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가톨릭교육의 현주소를 논의했다.

이날 연수는 ▲강태중 교수(중앙대학교)의 ‘한국 교육의 현실과 가톨릭학교’ ▲권이종 교수(교원대학교)의 ‘대안 교육의 현재와 미래’ ▲윤병훈 신부(양업고등학교)의 ‘가톨릭 대안교육의 이론과 실제’‘양업고등학교의 대안교육 실천사례’ 주제 발표와 ▲토의 등으로 이뤄졌다.

강태중 교수는 강의에서 “가톨릭 학교는 2005년 기준으로 비신자 학생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비신자 교사 또한 상당수”라며 “종교적 이념과 교육적 실제를 접목할 전문 집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강교수에 따르면 2005년 기준 학생의 비신자 비율은 초등학교 58.0%, 중학교 83.5%, 고등학교 77.0%로 압도적이며, 교사의 비신자 비율도 초등학교 29.7%, 중학교 27.6%, 고등학교 27.1%로 상당수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가톨릭 학교교육 발전의 과제로 가톨릭계 ‘자율 사학’의 교육 체제를 구축할 것을 건의하고 ▲가톨릭 교육이념 구현을 위한 교육과정 마련과 법제 확보 ▲가톨릭 학교 교육에 대한 실증과 홍보 ▲교원 임용과 재교육 과정 혁신 ▲체계 정립 등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강교수는 또 “지구, 본당 중심의 교육기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가톨릭계 교육 연계망을 탄탄하게 구축해 각 교구와 교육 관련 수도회 등 긴밀한 연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학교의 중요성과 대안교육이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거론됐다.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 발제를 맡은 권이종 교수는 “정규 학교 교육과 대안 교육은 공존하여야 하며 양자 간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가톨릭적 대안교육 연수는 1998년 개교해 10년 동안 가톨릭적 대안교육의 정체성을 고민해 온 양업고등학교가 마련한 5번째 연수다. 특히 그동안 꾸준히 여러 강사들을 초빙해 ‘그리스도 사랑’ 안에서의 가톨릭 교육이념과 대안을 찾아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교장 윤병훈 신부는 “양업고등학교가 간직한 10여 년의 노하우를 학교 밖으로 확대해 기존 가톨릭 학교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입시 위주의 엘리트 교육에서 탈피해 인성교육 위주의 가톨릭적 교육방법이 하루 빨리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양업고 교장 윤병훈 신부

“가톨릭교육 정체성 확립이 우선”

가톨릭학교의 교사와 학생 신자 비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가톨릭교육 이념을 반영한 교육을 주고받을 주체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가톨릭 대안학교 양업고등학교 교장 윤병훈 신부는 “가톨릭학교가 획일화된 교육을 통해 가톨릭으로서의 특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접근해 나간다면 가톨릭 학교로서의 뚜렷한 교육이념과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톨릭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무엇일까?

그는 가톨릭교육의 근본 이념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예수의 ‘사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율을 통한 학생들의 자발성을 신장하고, 복음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0교시’로 대표되는 주입식 공교육과 상당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윤신부는 가톨릭학교가 보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톨릭교육의 정체성이 우선 확립돼야 하며 특성을 살려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가톨릭학교의 비전을 확실히 보여줬을 때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톨릭교육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그것이 바로 서야 응집력과 추진력도 뒤따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그는 유일의 가톨릭 대안학교로서 10년간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양업고등학교의 실천사례들이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양업고등학교의 학생 신자 비율은 80% 이상이며 교직원들은 모두 신자로 구성됐다.

“서로의 양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입학 전 분명하게 학교 교육이념에 대해 알려야 하며 설립정신과 교육목표 등을 끊임없이 공유해야 합니다. 그것이 분명해진다면 공감대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지요.”

그는 ‘사립학교법이 교육이념을 살리지 못하게 한다’는 말 또한 무책임한 것이라고 했다. 교장 혼자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모두 사전 조율작업을 통해 충분히 학교의 교육이념을 논의한다면 충돌은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업고등학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