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P>학사실에 냉장고가 있답니다.</P>
<P>쉬는 시간이면 학사실을 쥐방울 드나들듯이 학생들이 모여드는데... 냉장고에 뭐~ 먹을거가 없나하고 열어보지요.</P>
<P>학생들이 &nbsp;집에 가면&nbsp;엄마가 맛있는 먹거리를 가득채워 놓은 냉장고에서 &nbsp;자유롭게 꺼내 먹을텐데....그런 &nbsp;좋은 기억들로 인하여 혹시나 하고&nbsp;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모양입니다.</P>
<P>학생들이 외박이나 외출을 갔다오면&nbsp; 각종 보신 한약제나, 아이스크림, 쵸콜렛, 과자 부스러기 음료수등을 제 냉장고인냥&nbsp; 넣어 놓고는 혹시 다른 학생이 먹었나 안먹었나 또 확인해 보고....</P>
<P>&nbsp;오늘도 학생들이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어제 냉동실에 있던 쵸콜렛을 찾았어요.&nbsp;..&nbsp;몇개 남았을텐데 저도 찾아보니 없었어요..&nbsp;혜영 수녀님한테 그 쵸콜렛 어딜갔나 물어보니..&nbsp;&nbsp;냉동실 한켠에 나도 절대로 찾을수 없는&nbsp;비밀의 장소에&nbsp;꼬불쳐 놓은것입니다.(김치 안에!)</P>
<P>학생들은 넓은 탁자에 앉아서 오손도손 이야기 하면서 차를 마시면 좋을텐데 언제나 냉장고 주변에 모여서 떠들고 종치면 뛰어 갑니다. 오늘은 아이스 커피를 만들수 있는 재료가 딱 2잔 정도 남았었는데 쉬는 종 이 치자 마자 3학년들 와서 맛있게 타서 먹는 옆에서 조금 늦게 도착한 2학년 남학생들은 부러운 눈초리로 얼음만 어적 어적 씹어야만 했어요.</P>
<P>1학기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업무를 마감해야 할 시기에&nbsp;냉장고 문에 &nbsp;"냉장고 절대 열지 마시오!"라고&nbsp;&nbsp;쪽지를 붙혀 놓은 적도 있답니다. 그때는 업무는 깔끔하게 제시간에 잘 처리를 했을 지는 모르겠지만, 학사실은 학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파리만 날리는&nbsp;썰렁한 냉장고 분위기를 연출한 적도 있었지요.&nbsp;</P>
<P>그런데,&nbsp;&nbsp;매일 먹을것이 끊어지지 않고 자그만한 것이라도 생기니 학생들을 사랑하시는&nbsp;하느님의 은총이 아닐까요?&nbsp;&nbsp;&nbs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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