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신부님의 강론

작성자 : 허미옥 | 조회수 : 3,355 | 작성일 : 2006년 8월 28일

♣ 8월 27일 연중 제21주일-요한 6장 60-69절 ♣<BR><BR>“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BR>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BR><BR>&lt;하산(下山) 길에&gt; -&nbsp; 양치기 신부님<BR><BR>형제들과 함께 한 명산을 오르면서 <BR>산은 마치도 영적으로 충만한 사람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R><BR>늘 과묵한 사람, 늘 진지한 사람, 늘 변함없는 사람, <BR>그래서 편안한 사람, 언제든 찾아가면 늘 거기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 <BR>마음이 답답할 때면 붙들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세상살이의 고초를 <BR>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BR>결국 다시금 살아갈 힘과 용기를 안겨주는 사람, <BR>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온 몸으로 말해주는 사람... <BR><BR>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뻘뻘 땀을 흘리며 <BR>기를 쓰고 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요? <BR><BR>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지난 주일에 이어 <BR>또 다시 영, 생명, 영원한 생명에 관련된 말씀하고 <BR>우리에게 건네주고 계십니다. <BR><BR>육(肉)에 대비한 영(靈)의 우위성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nbsp;&nbsp;&nbsp;&nbsp;&nbsp;&nbsp; <BR><BR>“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BR>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BR>&nbsp; <BR>영적생활이란 어떤 것일까요? 육체가 이끄는 대로 행동하기보다 <BR>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영혼의 소리에 따라 행동하는 생활, <BR>눈에 보이는 것이 결코 다가 아니기에 보이는 것 <BR>그 너머의 것을 보고자 노력하는 생활이 아닐까요? <BR>&nbsp;&nbsp; <BR>제대로 된 영적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끼고 있었던 <BR>색안경을 벗어버리게 됩니다. <BR>고정관념이나 자기중심주의에서 자유롭게 됩니다. <BR>그래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됩니다. <BR>그토록 기를 쓰고 보아도 볼 수 없었던 천국을 볼 수 있게 됩니다. <BR>&nbsp;&nbsp; <BR>영적여정이 시작될 때 그리도 지긋지긋하던 십자가가 <BR>사실은 가장 큰 하느님 은총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BR>그리도 우리를 지루하고 고달프게 만들었던 일상생활이 <BR>눈부신 경이로움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BR>그리도 우리를 성가시게 했던 이웃들이 <BR>가장 아름다운 선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BR>&nbsp;&nbsp; <BR>영적생활의 기쁨에 푹 잠기게 될 때 주변 모든 사물들이 <BR>다 스승으로 변할 것입니다. <BR>산들바람에 흔들리며 떨어지는 꽃잎들, <BR>바람에 서걱거리는 대나무 숲, 출렁이는 금빛 물결, <BR>고요한 호수, 황금빛 석양...<BR>이 모두는 다 인생의 진리를 말해주는 스승이 될 것입니다. <BR>&nbsp;&nbsp; <BR>영적인 눈을 뜨고 새로운 감성으로 다시 읽는 복음서는 <BR>오랜 세월 우리가 지니고 있었던 <BR>의혹과 불신을 뛰어넘게 해줄 것입니다. <BR>영적인 한 인간이 봉독하는 복음은 다름 아닌 생명의 복음이요 <BR>희망의 복음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BR><BR>하산 길에 다시금 힘겨운 다짐을 하나 해보았습니다. <BR><BR>좀 더 멀리 내다보자고, 좀 더 천천히 가자고, <BR>좀 더 크게 생각하자고, <BR>내 일생의 가장 큰 숙제인 ‘나’를 한번 뛰어넘어보자고... <BR><BR>나를 버리고, 나를 비우고, 나를 떠나고, <BR>그 빈자리에 자비로운 <BR>‘주님의 현존’으로 충만하게 채워보자고... <BR><BR>또 다른 새날이 은총의 선물로 <BR>우리 두 팔 가득히 안겨진 축복의 주일 아침입니다. <BR><BR>주님 마음에 드는, 주님께서 기뻐하실 <BR>영적으로 충만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