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물러 서서

작성자 : 허미옥 | 조회수 : 3,452 | 작성일 : 2006년 10월 15일

<P>양치기 신부님의 강론입니다.</P>
<P>10월 15일 연중 제28주일-마르코 10장 17-27절 <BR><BR>“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BR>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BR><FONT color=#800000><BR><FONT face="Courier New">&lt;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gt; -&nbsp; 양치기 신부님<BR><BR>일상생활 안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대상들에 대해 <BR>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가치평가를 하게 되고, <BR>그에 따른 순위를 매기는 습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BR><BR>은행직원들은 접하는 모든 고객들을 <BR>동일하게 바라보지 않습니다. <BR>분명히 고객 리스트 비고란에는 A급 B급, C급 고객으로 <BR>분류할 것이고, 분명히 그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BR><BR>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았을 경우에도 <BR>우리는 즉시 등급을 매깁니다. 메이커 있는 제품인지, <BR>그저 그런 제품인지, 길거리 제품인지. <BR><BR>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순간들에 대해 <BR>그 중요도, 우선순위를 매깁니다. <BR><BR>좋아하는 주말 드라마를 가장 우선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BR>그 드라마 보지 않으면 큰일이 납니다. <BR>밥은 한 끼 걸러도 괜찮은데, <BR>그 드라마 못 보면 삶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BR><BR>그런가 하면 어떤 분들은 주말 낚시가 삶의 유일한 낙입니다. <BR>한주라도 빠지면 몸살이 난다든지 우울증에 걸립니다. <BR>어딜 가나 눈앞에 찌가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BR>환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BR><BR>어떤 분들은 돈 버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이고 <BR>가장 큰 기쁨입니다. 부의 축척이야말로 <BR>유일한 특기이자 취미입니다. <BR>매일 통장 잔고 늘어나는 것을 보는 것이 최대의 행복입니다. <BR><BR>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BR>이러한 우리들의 성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십니다. <BR><BR>피조물로부터 오는 위로가 크면 클수록 <BR>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위로가 적다는 것은 필연의 법칙입니다. <BR><BR>물론 단 한번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기에, <BR>삶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BR>건전한 취미활동은 우리들의 팍팍한 삶에 <BR>청량제와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때로 재미거리도 있어야지요. <BR>지루한 일상을 깨는 파격도 필요합니다. <BR>과감하게 일상을 떠나 여행도 하면서 <BR>여유를 지닐 필요도 있습니다. <BR><BR>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과도한 집착입니다. <BR>한번 맛들이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약한 우리이기에 <BR>때로 삶의 중심을 잃어버리고 정처 없이 표류하게 됩니다. <BR><BR>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무엇이 제1순위인지, <BR>무엇에 가장 우선권을 둬야 하는지 망각하게 될 때, <BR>많은 경우 우리 삶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맙니다. <BR><BR>보다 자주 한 걸음 뒤로 물러설 필요가 있습니다. <BR>멀리서 우리 삶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BR><BR>무엇이 보다 가치 있는 것인지, <BR>무엇이 보다 영예로운 것인지, <BR>무엇이 보다 덕스러운 것인지, <BR>무엇이 우리 영혼에 보다 유익한 것, <BR>무엇이 보다 영원한 것인지, 결국 불멸의 것이 무엇인지 <BR>스스로에게 반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BR><BR>돌아보니 순식간에 시들고 마는, 너무도 작은 것에 <BR>목숨을 걸고 살아왔습니다. 부끄럽게도 <BR>잠시 지나가는 것을 영원한 것이라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BR>무익한 것, 불필요한 것을 대단한 것으로 여기고 <BR>주렁주렁 온 몸에 매달고 살아왔습니다. <BR><BR>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그런 부차적인 것들, <BR>비본질적인 것들, 우리 영혼을 속박하는 부자연스런 것들을 <BR>제거할 것을 요청하고 계십니다. <BR><BR>오늘, 새의 깃털처럼 보다 가벼워지길 바랍니다. <BR>오늘 다시 한 번 털고 또 털어 <BR>또 다시 길 떠나는 구도자처럼&nbsp; 살아가길 바랍니다. <BR><BR></FONT></FON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