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작성자 : 류신숙 | 조회수 : 3,370 | 작성일 : 2005년 5월 4일

저희 부부는 영세 받은지는 오래 되었지만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성당에 나간 적이 없으니 거의 완벽한
냉담자라 할 수 있겠지요.
그랬던 저희부부가 ME주말을 다녀왔습니다.
순전히 교장 신부님의 "강압적"이고 "집요한" 설득과
공작(?)에  넘어가서 떠밀리듯 가면서 원망하는 마음도
아주 없지는 않았지요.
언젠가는,언제라도 우리가 원할 때 하면 될텐데 하며
요리조리 피하기도 했지만 과연 정말로 그 적절한 때가
오기나 할까요?
물론 우리 부부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지만,
진지하고 순수하게 시도되었던 어떤 일에 대한 논의가
결국에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비난하는 일이 잦았기에
훌륭한 대화법과 혼인생활의 재발견,남편에 대한 이해와
존경을 보물처럼 마음 속에 담아왔습니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진솔한 모습으로 참가하신 모든 부부
들께 감동과 감사를 전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한 번도 기도해본 적없는 30년 찬란한(?)
냉담자인 저에게 기도 요청이 있었을 때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미사때 92차 ME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봉사자의
쪽지를 받은 저는 그것이 마음 속으로 하는 기도인줄만
알고 아무런 준비없이 갔다가 당황했던 기억은 흠흠..
지금 생각해 봐도 공포를 느끼게 해주네요....
다행히 영진이 어머니의 즉각적인 도움 아래 컨닝으로
겨우 기도를 하긴 했지만 부끄럽기만 합니다.
저의 언니가 그러더군요.
하느님은 참 인심도 좋으시다고요.
30년을 넘게 기다려주시고도 축복을 주셨다고요.
청주교구 연수원에서 흘리지 못한 눈물이 지금 흐르는 건
무슨 까닭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