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신부님 강론

작성자 : 허미옥 | 조회수 : 2,902 | 작성일 : 2006년 9월 4일

오늘 전례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당신을 섬기기 위해서 필요한 규정과 법규를 알려주시면서, 그 법규를 지킬 때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성심껏 지키라고 명령합니다. 그런데 복음에서 보면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고 시비를 겁니다.  그런데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조상들로부터 이어받은 전통이지 하느님의 계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위선자라고 꾸짖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하십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같은 여러 가지 악한 것들을 지적하십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을 사는 우리들도 자주 이런 악한 생각들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악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후회를 하면서 다시는 그런 악한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으리라 결심을 하고 화해성사를 받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쉽게 그런 악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실망을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신앙생활에 대해서도 회의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들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왜 나의 이런 결심을 어여삐 보시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꽉 잡아주시지 않으시나?" "과연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듣고 계시는 것일까?" "다시는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고 성사를 받았는데도 또 다시 잘못을 범하는데 나에게 성사생활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형제 자매님, 이런 우리들의 의문에 대해서 제2독서인 야고보서가 하나의 답을 주고 있습니다. 야고보서 저자는 말씀에는 우리를 구원할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면서, 말씀을 듣기만 하지 말고 들은 말씀을 실행하라고 권고합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예를 제시합니다.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은, 어려움을 겪는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아 주고,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이 말씀을 들으면서 마태복음 25장의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야고보서 저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예수님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살 때 그 말씀이 우리에게 구원의 능력을 준다는 것입니다. 즉, 말씀의 실천은 은총의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구원은 우리가 쟁취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거저 베풀어주시는 은총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안에서 일어나서 우리를 더럽힐 수 있는 온갖 악한 것들도 우리의 능력으로 극복하려 한다면 실패할 것입니다.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살려고 노력할 때 자연스럽게 그런 악한 것들이 우리 마음에서 사라지고 우리의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인간적인 수행을 통해서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런 하느님의 은총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말씀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말씀을 구체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 마디 말씀을 깊이 살 때 더 많은 말씀들을 잘 깨닫게 됩니다.  그러한 깨달음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우리는 지식이 아니라 지혜로 하느님을 알 수 있고 그분의 현존을 깨닫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세상의 그 무엇도 줄 수 없는 참된 행복을 누립니다!  *^&^*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오늘 뿐만 아니라 이번 한 주간 동안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행복한 주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대구 신학교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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