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업고 '새로운 성소 못자리'로 떠올라
작성자 : 양업고 | 조회수 : 2,087 | 작성일 : 2021년 1월 28일
<사진> 양업고 9기 졸업생인 권환준(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새 신부가 사제 서품식을 마친 뒤 장봉훈 주교, 새사제, 새 부제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장광동 명예기자
청주교구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인 양업고가 ‘새로운 성소의 못자리’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2021 청주교구 사제 서품식에서 양업고 출신 9기 졸업생인 권환준 신부가 1호 사제로 탄생했고, 양업고 출신 신학생들이 전국 3곳의 신학교에 재학 중이다. 현재 양업고 출신 신학생은 대전가톨릭대에 다니는 청주교구 신학생 3명을 비롯해 수원가톨릭대에 재학 중인 수원교구 신학생 3명과 한국 외방 선교회 신학생 1명, 가톨릭대 신학대에 다니는 서울대교구 신학생 2명 등 모두 9명에 이른다. 양업고는 1998년 청주교구 설정 40주년의 해를 맞아 국내 최초의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로 설립됐기에 교육과정에 성소와 관련된 특정 교과목은 없다. 하지만 학교의 건학이념이 한국 천주교회 두 번째 사제인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1821∼1861) 신부의 교육 철학을 이어받는 ‘좋은 학교’(Quality School) 프로그램에 기반을 두고 있어 간접적으로 성소를 키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예비 신학생들이 성소를 키우기 위해 대안교육기관인 양업고에 지원하는 사례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세계적인 교육 상담 심리학자 윌리암 글라써(William Glasser)의 현실선택이론에 기초해 학생은 양질의 교육을 체험하고, 교사나 교육행정가, 학부모 모두가 행복해지는 학교를 만든 것도 한 몫을 차지한다. ‘양업고 출신 1호 사제’의 영광을 안게 된 권환준 신부는 “부족한 저를 하느님께서 불러주셨고, 양업고에서, 또 교회에서 자비와 사랑으로 보듬어 주심에 감사를 드린다”면서 “200년 전 ‘땀의 순교자’로 사셨던 최양업 신부님께서 보여주셨던 발로 뛰는 노력을 본받아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제로 살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앞으로 힘든 상황이 많이 펼쳐질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이사 41,10)는 수품성구를 기억하면서 하느님께만 의지하고 힘겨움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양업고 교장 장홍훈 신부는 “최양업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맞는 해에 최 신부님의 교육영성으로 인재를 길러내는 양업고에서 첫 사제 탄생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면서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물론 있지만, 최근엔 양업고에 들어와 성소를 키우겠다는 학생들이 많이 있어서 사제로서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광동 명예기자 jang@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