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신문 2003년 11월 30일자 보도내용

작성자 : 관리자 | 조회수 : 6,573 | 작성일 : 2004년 8월 5일

현장중심 교육으로 꿈과 희망 키워요
 
 "답답하고 지루한 교실 수업, 우리 학교엔 없어요~!"

 가톨릭계 유일의 대안학교인 청주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엔 매주 금요일 색다른 수업이 열린다. 학생들이 일주일 내내 손꼽아 기다리는 이 수업은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공기 좋은 야외에서 이뤄지는 특성화 교과 수업.

 생태학습·미디어교육·노작활동·봉사활동·청소년 성장 프로그램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10개 교과로 꾸며진 특성화 교과 수업은 한 학기마다 한 과목씩 매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30분까지 이뤄지며, 과목마다 교육적 효과와 더불어 재미까지 곁들어져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메라 촬영 기법, 편집, 시나리오 작성 등을 배운 후 영상물을 직접 만드는 '미디어 교육' 수업은 특히 미래 전문 영상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다. 충북 재활원이나 꽃동네 등지에서 이뤄지는'봉사활동' 교과와 논과 밭이 많은 학교 근처에서 밭을 일구거나 작물을 파종하는 '노작 활동' 수업은 봉사의 참 기쁨과 노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양업고만의 특색 프로그램이다.

 특성화 교과 수업 중 올해 2학기에 선택된 교과는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 수업으로, 학생들은 연극·원두막 짓기·I want You want 등 3개 프로그램 중 각자가 원하는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그 중 'I want You want' 프로그램은 매주 수업 주제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그때마다 나(I)와 친구들(You)이 원하는(want) 수업으로 꾸며져 흥미를 돋운다. 이 수업에선 학생들이 교사에게 "오늘 날씨가 좋으니까 밖에 나가 레크리에이션도 하고 군고구마도 구워 먹고 싶어요~"라고 하면 그대로 수업이 이뤄진다.

 양업고는 학생들의 의견 없이 오직 교사 주도로만 이뤄지는 수업에서 탈피, 학생들 개개인의 욕구와 다양한 사고에 귀기울여 준다.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중점을 두는 대안학교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이같은 특성화 교과 수업을 지난 98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실시해 오고 있다. 학교는 교과 수업의 40%를 특성화 교과에 할애하는 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장 윤병훈 신부는 "일반 학교의 수업이 학생들에게 지식 위주의 학습 방법을 강요하고 있는 데 반해, 양업고 수업은 현장 중심 교육으로 학생들의 안목을 넓혀 주는 데 목적이 있다"며 "학생들 각자가 자기를 사랑하며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정한 '좋은 학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6월 양업고로 전학 온 김수정(헬레나, 고1)양은 "여기에선 내 생각에 관심을 보여주시고, 수업을 선택하는 데도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어 학교 생활에 짜증이나 불만도 없어졌다"며 "교실에서만 이뤄지는 답답하고 지루한 수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흥미로운 수업이 많아 폭넓은 사고를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좋아했다.

백강희 기자  kh100@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