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신문~ 2011년 2월13일자 26면

작성자 : 김경숙 | 조회수 : 6,336 | 작성일 : 2011년 2월 14일

양업고 개교13년 만에 첫 신학생 배출"
 

2009년 졸업 권환준씨, 삼수 끝 대전가톨릭대 합격

  한국 가톨릭 첫 대안학교인 청주 양업고등학교가 개교 13년 만에 신학생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주인공은 오는 3월 대전가톨릭대에 입학하는 권환준(시몬, 21, 사진)씨. 삼수 끝에 얻은 결실이라서 기쁨이 그 누구보다 크다.
 "어린 시절부터 복사로 활동하면서 나중에 꼭 신부님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엄숙하게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 모습이 무척 성스럽게 느껴졌어요. 예비신학생 모임도 열심히 나갔어요."

 신앙생활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성적이 권씨 꿈을 가로막았다. 입시위주 학교교육은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았던 그에게 맞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을 정도다.

 그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우연히 가톨릭계 대안학교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 학교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다. 주저없이 양업고에 지원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공부를 하며 나름대로 신학교 입학을 준비했지만 처음 치른 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지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하지만 이대로 사제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독한 마음을 먹고 경기도에 있는 한 기숙사형 입시학원에 들어가 그렇게 하기 싫었던 공부를 시작했다.

 1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두 번째 본 수능시험 성적도 시원치 않았다. 또 이를 악물고 삼수에 돌입했다. 엉덩이에 종기가 날 정도로 책상을 떠나지 않았다. 공부도 막상 해보니 재미있었다. 양업고 친구들은 틈틈이 편지를 보내 권씨를 격려했다.

 마침내 세 번째 치른 수능시험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었다. 하느님께 모든 걸 맡기고 대전가톨릭대에 원서를 냈고 마침내 합격통보를 받았다.

 권씨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도와주셔서 합격할 수 있었다"며 "아직 어떤 사제가 되고 싶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사제가 된다면 청소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목을 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양업고 윤병훈 교장 신부는 "사제가 되겠다는 열망이 컸고 학교생활과 신앙생활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며 "성실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졸업생이 신학교에 입학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평화신문~ 2011년 2월13일자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