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아이들, 나누는 아이들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6,450 | 작성일 : 2009년 12월 5일
꿈꾸는 아이들 나누는 아이들
[꿈꾸는 아이들 나누는 아이들] 환경지키기에 앞장서는 김민용(비비안나)·민수진(소피아) 양양업고서 530m 거리에 석산 개발… 안전 위협
동분서주하며 반대운동 “세상의 무관심 느껴”
발행일 : 2009-11-22 [제2673호, 14면]
▲ 민수진 양
▲ 김민용 양 “아름다웠던 우리 산이 인간의 욕심으로 흉측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우리는 힘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용기를 내 힘을 모았고 결국 우리 손으로 우리 학교와 산을 지켜냈어요. 우린 약하지 않아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세상에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란 것을 깨달았어요.”
3년이란 고등학교 학창시절을 꼬박 학교 앞 석산 개발 반대운동을 펼쳐온 청주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 3학년 김민용(19·비비안나)· 민수진(19·소피아) 양의 입에서는 어른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할 만한 보배같은 이야기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학교에서 530m 떨어진 곳에서 석산을 개발했어요. 다이너마이트로 산을 폭파하는 굉음에 시달려야 했고, 학교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어요. 우리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러나 개발사측은 성문법상 5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의 개발은 합법이라며, 개발을 강행했어요. 500m나 530m나 뭐가 다른가요? 석산 개발이 학생들의 수업권과 생존권보다 더욱 중요한가요?”
“참다못한 학생들은 군청으로, 도청으로, 거리로 나갔습니다. 청원서, 탄원서 등을 써 눈물로 호소도 해보았지만,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 앞에서는 우리의 눈물어린 진심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좌절도 많이 했어요.”
석산개발반대운동을 하며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깨달은 이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거리에서 호소문을 돌릴 때, 알게 됐어요. 세상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자기 일이 아닌 일에 대해선 관심이 없죠. 만일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할듯 말이에요.”
“3학년이 돼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컸지만, 우리들의 추억과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 그리고 남아계실 선생님들을 위해 아름다운 우리 산과 학교를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른들도 무엇이 정말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알고 실천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꿈을 키웠다. ‘나’의 욕심을 위한 꿈이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 위한 꿈이었다.
“일본의 미즈타니 오사무처럼 어른들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밤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에게 ‘괜찮아,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안아줄 수 있는 아동청소년심리상담가가 되고 싶어요.”
“저는 약소국을 돕는 외교적인 일을 하고 싶어요. 약육강식의 세계흐름 속에서 소멸의 위기에 처한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위해 살고 싶어요.”
서로 마주보며 웃는 민용·수진 학생의 웃음이 빗방울을 한껏 머금은 노란 국화처럼 환하고 싱싱하게 빛났다.
- 고등학교 학창시절을 꼬박 학교 앞 석산 개발 반대운동에 쏟은 청주 양업고등학교 3학년 김민용 민수진 양. 임양미 기자 ( sophia@catimes.kr )
[꿈꾸는 아이들 나누는 아이들] 환경지키기에 앞장서는 김민용(비비안나)·민수진(소피아) 양양업고서 530m 거리에 석산 개발… 안전 위협
동분서주하며 반대운동 “세상의 무관심 느껴”
발행일 : 2009-11-22 [제2673호, 14면]
▲ 민수진 양
▲ 김민용 양 “아름다웠던 우리 산이 인간의 욕심으로 흉측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우리는 힘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용기를 내 힘을 모았고 결국 우리 손으로 우리 학교와 산을 지켜냈어요. 우린 약하지 않아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세상에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란 것을 깨달았어요.”
3년이란 고등학교 학창시절을 꼬박 학교 앞 석산 개발 반대운동을 펼쳐온 청주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 3학년 김민용(19·비비안나)· 민수진(19·소피아) 양의 입에서는 어른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할 만한 보배같은 이야기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학교에서 530m 떨어진 곳에서 석산을 개발했어요. 다이너마이트로 산을 폭파하는 굉음에 시달려야 했고, 학교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어요. 우리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러나 개발사측은 성문법상 5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의 개발은 합법이라며, 개발을 강행했어요. 500m나 530m나 뭐가 다른가요? 석산 개발이 학생들의 수업권과 생존권보다 더욱 중요한가요?”
“참다못한 학생들은 군청으로, 도청으로, 거리로 나갔습니다. 청원서, 탄원서 등을 써 눈물로 호소도 해보았지만,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 앞에서는 우리의 눈물어린 진심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좌절도 많이 했어요.”
석산개발반대운동을 하며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깨달은 이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거리에서 호소문을 돌릴 때, 알게 됐어요. 세상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자기 일이 아닌 일에 대해선 관심이 없죠. 만일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할듯 말이에요.”
“3학년이 돼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컸지만, 우리들의 추억과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 그리고 남아계실 선생님들을 위해 아름다운 우리 산과 학교를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른들도 무엇이 정말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알고 실천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꿈을 키웠다. ‘나’의 욕심을 위한 꿈이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 위한 꿈이었다.
“일본의 미즈타니 오사무처럼 어른들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밤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에게 ‘괜찮아,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안아줄 수 있는 아동청소년심리상담가가 되고 싶어요.”
“저는 약소국을 돕는 외교적인 일을 하고 싶어요. 약육강식의 세계흐름 속에서 소멸의 위기에 처한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위해 살고 싶어요.”
서로 마주보며 웃는 민용·수진 학생의 웃음이 빗방울을 한껏 머금은 노란 국화처럼 환하고 싱싱하게 빛났다.
- 고등학교 학창시절을 꼬박 학교 앞 석산 개발 반대운동에 쏟은 청주 양업고등학교 3학년 김민용 민수진 양. 임양미 기자 ( sophia@ca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