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2011년 5월 29일
작성자 : 김누리 | 조회수 : 5,607 | 작성일 : 2011년 5월 31일
청소년은 미래(未來)다. 꿈이고 희망이다. 미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선 청소년이 행복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 행복하지 않다. 최근 벌인 한·중·일 청소년 행복지수 조사에서 꼴찌를 했다. 대한민국 전역이 청소년 교육을 위해 들끓고 있지만 모든 초점이 입시 위주의 지적 교육에만 국한돼 있는 것도 문제의 한 원인이다. 극으로 치달아가는 입시 교육에 자기(自己)를 잃어버린 청소년들의 행복을 찾기 위해 교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청소년주일을 맞아, 청소년 행복을 위한 대안 찾기에 나선 교회 내 대안학교에 대해 소개한다.
#아이야, 너는 행복하니?
한국 초·중·고교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한국 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전국의 초·중·고교생 6410명을 대상으로 3~4월 두 달간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65.98점이었다. OECD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인 스페인의 113.6점에 47.6점이나 뒤지고, OECD 회원국 평균 점수인 100점에도 34점이나 모자란다. 29위에 해당하는 헝가리의 행복지수인 86.7점에도 20점가량 뒤지는 불명예스런 점수다.
행복의 척도도 달라지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 중 가장 많은 수(54.4%)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가족’이 필요하다고 말한 반면, 고등학생 중 ‘행복해지기 위해선 경제력이 필요하다’고 답한 수가 증가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월 6일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한·중·일 청소년 4579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가치관 국제비교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문항에 중국 청소년의 92.3%가, 일본 청소년의 75.7%가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한국 청소년들은 71.2%만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중국 청소년은 60.2%에 달하는 반면, 한국 청소년의 20.8%만이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이 조사 결과는 ‘대한민국 청소년은 불행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청소년들의 행복 대안
청소년 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6년 고교생의 13.7%만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 수치마저도 2011년에는 11.7%로 떨어졌다. 고교생 10명 중 겨우 1명만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불행’을 입증하는 설문조사 자료는 얼마든지 더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불행이 경쟁을 부추기는 주입식 교육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전인적 교육은 사라지고 지적 교육만이 폭압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입시 위주 교육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학교’가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교육법에서는 이 대안학교를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전수를 교육목표로 학습자 중심의 비정형적 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수방식을 추구하는 학교’로 정의하고 있다. 입시지옥과 학원 폭력으로 몸살을 앓는 비인간적 학교에 반발해,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우며 자연친화적인 전인적 교육을 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 대안학교의 ‘꿈’이다.
대안학교 역시 대학입학을 위한 ‘대안 입시’ 교육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의 사회 역 부적응 현상에 대한 우려 등이 대안학교의 폐해로 지적되고 있지만,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는 전인적 교육을 위한 대안학교의 용기 있는 도전이 입시 위주 현실 교육의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가톨릭교회 대안학교
정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학력을 인정해주는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를 받아들인 것은 1997년이다. 이와 동시에 학력인정 대안학교를 통해 행복한 청소년 만들기 선두주자로 나선 학교가 바로 청주교구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 환희리 181 현지에 1998년 문을 연 양업고등학교는 가톨릭교회 내에서 최초로 학력인정 고등학교로 인가를 받은 특성화 대안학교다. ‘대안학교는 사회 부적응 학생이 가는 곳’이라는 편견을 깨고, 7:1의 경쟁률을 뚫어야 갈 수 있는 명문고로 거듭났다. 전교생 110명이 기숙생활을 하며 삶 속에서 복음적 가치를 체득하고 있다. 2010년 대한민국 좋은학교 박람회 참가 학교로 선정됐고, 입학식문화선진화 시범학교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교과부장관 표창을 받을 만큼 양업고등학교는 대안학교의 성공케이스로 인정받는다.
양업고등학교는 현장체험 위주의 특성화교육을 통해 자연 속에서 인성을 기른다. 최근 2박3일간 지리산 종주를 통해 대자연 속에서 공동체 정신을 길렀다. 4월에는 인근 옥산지역에서 이틀간 농촌봉사활동을 하는가 하면, 3월부터는 옥산지역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30m 떨어진 곳에 반별 채소밭을 만들어 씨 뿌리고 거두는 과정을 통해 농부의 마음을 체험한다. 청주교구 유일의 학생 레지오가 창단됐고, 2011년에는 2009년도 졸업생 권환준씨가 삼수 끝에 대전가톨릭대 신학대학에 합격해 개교 13년 만에 첫 신학생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복음가치에 따라 실천한 전인적 교육의 결실이 단단히 영글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 신문 / 2011년 5월 29일자
[청소년주일 특집] 가톨릭계 대안학교 - 행복한 청소년 만들기中
청소년주일을 맞아, 청소년 행복을 위한 대안 찾기에 나선 교회 내 대안학교에 대해 소개한다.
#아이야, 너는 행복하니?
한국 초·중·고교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한국 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전국의 초·중·고교생 6410명을 대상으로 3~4월 두 달간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65.98점이었다. OECD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인 스페인의 113.6점에 47.6점이나 뒤지고, OECD 회원국 평균 점수인 100점에도 34점이나 모자란다. 29위에 해당하는 헝가리의 행복지수인 86.7점에도 20점가량 뒤지는 불명예스런 점수다.
행복의 척도도 달라지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 중 가장 많은 수(54.4%)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가족’이 필요하다고 말한 반면, 고등학생 중 ‘행복해지기 위해선 경제력이 필요하다’고 답한 수가 증가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월 6일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한·중·일 청소년 4579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가치관 국제비교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문항에 중국 청소년의 92.3%가, 일본 청소년의 75.7%가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한국 청소년들은 71.2%만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중국 청소년은 60.2%에 달하는 반면, 한국 청소년의 20.8%만이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이 조사 결과는 ‘대한민국 청소년은 불행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청소년들의 행복 대안
청소년 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6년 고교생의 13.7%만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 수치마저도 2011년에는 11.7%로 떨어졌다. 고교생 10명 중 겨우 1명만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불행’을 입증하는 설문조사 자료는 얼마든지 더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불행이 경쟁을 부추기는 주입식 교육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전인적 교육은 사라지고 지적 교육만이 폭압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입시 위주 교육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학교’가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교육법에서는 이 대안학교를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전수를 교육목표로 학습자 중심의 비정형적 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수방식을 추구하는 학교’로 정의하고 있다. 입시지옥과 학원 폭력으로 몸살을 앓는 비인간적 학교에 반발해,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우며 자연친화적인 전인적 교육을 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 대안학교의 ‘꿈’이다.
대안학교 역시 대학입학을 위한 ‘대안 입시’ 교육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의 사회 역 부적응 현상에 대한 우려 등이 대안학교의 폐해로 지적되고 있지만,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는 전인적 교육을 위한 대안학교의 용기 있는 도전이 입시 위주 현실 교육의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가톨릭교회 대안학교
정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학력을 인정해주는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를 받아들인 것은 1997년이다. 이와 동시에 학력인정 대안학교를 통해 행복한 청소년 만들기 선두주자로 나선 학교가 바로 청주교구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 환희리 181 현지에 1998년 문을 연 양업고등학교는 가톨릭교회 내에서 최초로 학력인정 고등학교로 인가를 받은 특성화 대안학교다. ‘대안학교는 사회 부적응 학생이 가는 곳’이라는 편견을 깨고, 7:1의 경쟁률을 뚫어야 갈 수 있는 명문고로 거듭났다. 전교생 110명이 기숙생활을 하며 삶 속에서 복음적 가치를 체득하고 있다. 2010년 대한민국 좋은학교 박람회 참가 학교로 선정됐고, 입학식문화선진화 시범학교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교과부장관 표창을 받을 만큼 양업고등학교는 대안학교의 성공케이스로 인정받는다.
양업고등학교는 현장체험 위주의 특성화교육을 통해 자연 속에서 인성을 기른다. 최근 2박3일간 지리산 종주를 통해 대자연 속에서 공동체 정신을 길렀다. 4월에는 인근 옥산지역에서 이틀간 농촌봉사활동을 하는가 하면, 3월부터는 옥산지역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30m 떨어진 곳에 반별 채소밭을 만들어 씨 뿌리고 거두는 과정을 통해 농부의 마음을 체험한다. 청주교구 유일의 학생 레지오가 창단됐고, 2011년에는 2009년도 졸업생 권환준씨가 삼수 끝에 대전가톨릭대 신학대학에 합격해 개교 13년 만에 첫 신학생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복음가치에 따라 실천한 전인적 교육의 결실이 단단히 영글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 신문 / 2011년 5월 29일자
[청소년주일 특집] 가톨릭계 대안학교 - 행복한 청소년 만들기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