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책임’으로 미래 비전 추구하는 학생들
인터뷰 윤병훈 신부 양업고등학교장
[1092호] 2012년 07월 19일 (목) 천성남 기자 go2south@naver.com
“원론적인 말이지만 학생들과 함께 해온 수많은 세월 속에서 느낀 것은 ‘문제 의 학생 뒤에는 문제의 어른인 부모’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래서 학생 만이 아닌 부모교육도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봅니다.”
‘강요’가 아닌 ‘자율’과 ‘책임’으로 15년 만에 변화의 기적을 이뤄낸 윤병훈(62) 교장은 10여 년간 일선 교육현장에서 느껴왔던 소회를 이렇게 털어놨다. 윤 교 장은 지난 13일 1,2학년 대상 해외이동수업 준비관계로 인도로 사전 답사를 다 녀 왔다. 오는 11월 30일경 7박 8일 일정으로 인도 캘커타, 바라나시, 아그라, 자이푸르, 델리 등 해외 현장체험 학습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 현 교육체계는 대학입시에 치우친 학력위주 교육으로 감히 학생들이 미래 에 대한 진로조차 생각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로 인해 학교에서 발생하는 공공연한 흡연과 학교폭력 등 비행이나 무단결석, 일탈행위 등도 또한 우리 교육의 현주소구요. 그렇다면 우리 교육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에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개교할 때부터 현재까지 학생들과 함께하며 느낀 일상과 교육과정을 진솔하게 써낸 ‘발소리가 큰 아이들’ 등 저서 3권에는 바로 이러한 교육적 고민이 절실히 녹아있다. 그래서 선택한 교육실천 덕목이 바로 학생들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자기 주도적 교육’ 방식이었다.
“우리가 매년 실시하는 해외이동수업은 학생들에게 세상보기를 통해 닫혀있는 사고를 열고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알게 하는 거죠. 이번에 인도에서 인도인 현지가이드를 만났습니다. 그와 함께 여행을 했는데, 그는 40여 개 국을 여행하고, 직접 인도에 삼성 IT분야 관련 숍을 차려 운영하는 서울대 출신 현지 가이드입니다. 그러한 마인드를 우리 학생들이 배우게 하고 싶어요. 캘커타에 가서는 가난함 속에 행복이 무엇인가를 보고, 세계를 여행하며 폭넓은 세계관을 쌓은 타고르 시인을 만났고, 마더 테레사 하우스를 방문하고 사랑이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힌두교 성지와 불교의 성전인 바라나시에서 행복과 삶의 가치를 찾는 시간입니다. 종교의 놀라운 힘을 봅니다. 이렇게 해외이동수업은 학생들에게 종합적 마인드 형성시켜주는 강점이 있습니다. 진정한 교육의 힘이 되는 거지요. 그를 통해 부모, 교사와 친구, 이웃이 소통하고, 학생들의 변화는 아름다워 순간순간 저를 놀라게 합니다.”
그는 “닫힌 마음에서 밝음을 향한 학생들의 마음을 볼 때 ‘이것이 바로 기적이구나’ 라는 생각에 감사합니다.”며 “내적 통제를 통해 학생들은 원칙과 규율을 존중하며 미래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힘이 길러 간다고”고 말했다.
“입학생 중 가출하여 노숙생활을 하다 온 학생이 있었는데, 학교생활로 자발성이 신장되어 7개월 만에 중학교 전 과정을 마치고 고교 1,2,3학년 과정을 거쳐 연세대에 입학했습니다. 또 한 여자아이는 학교생활에서 방황하다가 입학을 한 학생인데 요리에 관심이 컸어요. 그 적성대로 지금 그 학생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뉴욕의 ‘미국CIA요리학교’에 진학해 기본 소양과 영어 등을 익히며 세계적인 요리사로서의 롤 모델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윤 교장은 충남대 농과대를 졸업, 4년간 교직에 있다가 광주 가톨릭대에 편입, 1983년 사제서품을 받고 1997년 당시 정진석 주교(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와 교구사제단, 김영세 전도교육감의 협력으로 대안학교인 양업고가 설립되고 초대 교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천성남 기자
“생명을 기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학생 대해야”
<기획취재>부적응 학생이 행복해지는 학교 현장을 찾아④
청원군 대안학교 양업고등학교
[1092호] 2012년 07월 19일 (목) 천성남 기자 go2south@naver.com
‘인성교육을 넘어 영성교육을 향한 교육목표로 발돋움 한다’
청원군 대안교육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청원 옥산면 환희길277)는 한국최초 정규 고등학교 형태의 도교육청 인가를 받은 학교이자, 한국 가톨릭 최초 대안학교로 지난 1998년 개교했다. 학교는 ‘공교육을 거부하는 학생‘, ‘학교부적응 학생’ 등 소위 일반적으로 ‘사회문제아’로 불리는 학생들이 입학했다. 윤병훈 교장은 이들 초기 양업고의 학생들의 실태를 하나하나 마음으로 기록한 ‘뭐, 이런 자식들이 다 있어(생활성서)’, ‘너 맛 좀 볼래(다밋)’, 발소리가 큰 아이들(다밋)‘ 등 3권의 책을 각각 펴냈다.
◇전국최초 정규 고등학교 형태의 가톨릭 대안학교로 개교
‘뭐, 이런 자식들이...’는 초기 입학한 부적응 학생들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입문과정에서 겪는 학생들과의 사투를 묶은 일화로 교사로서의 갈등이 내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수녀와 봉사자들이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하던 중 학생들이 강사진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우리가 유치원생이냐’며 참여를 거부하고 나가버린 일, 이 뿐인가. 음성 꽃동네 시설방문 봉사활동 중 학생들이 기숙사의 방충망을 뜯고, 담뱃불에 그을린 쓰레기통과 방바닥을 태웠던 일, 학생들이 서로 파트너를 정해 맹세의 표시로 팔에 담뱃불로 지진 후 한 학생이 칼로 자해한 일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사건 등은 교사 전체의 실험무대가 되었으며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일로 기록되고 있다.
초기에는 흡연과 폭력, 패싸움, 거친 언어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행들로 점철되고 있었다. 그러나 윤 교장은 온갖 비행으로 반항하는 학생들의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본 순간, 그들의 내면세계에 깊이 웅크리고 있는 아픈 상처들을 비로소 바라볼 수 있었으며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문제아라고 하는 학생 뒤에는 항상 어른도 아닌 문제의 성인인 미성숙한 부모가 있었다.”고 술회한다.
또한 ‘자연이 나를 품어주었어요’라는 글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사는 열아홉 수호가 작사한 노래가사에는 “모든 것을 죽 이겠다”는 섬뜩한 내용이 들어있었는데, 그런 그가 2학년이 되면서 점차 따뜻하게 변모해 갔다.
학교에서의 ‘자율’과 ‘관심’이 그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수호의 마음에 분노로 가득 찼던 그 속에 미움에 찬 아빠의 모습도, 언제나 참고 기다려 준 선생님의 사랑으로 그는 “비로소 내가 칠흑 같은 터널을 지났구나.”라며 기쁨과 안도감을 되찾았던 것이다.
◇‘뭐, 이런 자식들이...’ 등 학생들과 겪은 비행일화 3권 출간
양업고의 이러한 15년간의 기적들을 통해 ‘문제아들만 모이는 학교’란 불명예의 인식을 탈피하고 이제는 평균7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갈 수 있는 명문 대안학교로 거듭나게 됐다. 이처럼 대안학교가 추구하는 ‘자유’와 ‘자발성’에서 학생들은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있다.
양업고는 기본적인 수업일수와 이수학습은 일반학교와 마찬가지다. 교과부로부터 인가받은 학교로서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아도 학력이 인정된다. 또한 국어, 영어, 수학 등 국민공통기본교과를 따르지만, 교과서 위주 교육은 절대 아니다. 이들은 정규교육 외에 특성화 교육을 하고 있다. 3년간 이수해야 하는 210단위 이수학습 가운데 40~60단위는 특성화 교육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공부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현장체험 활동은 주입식 교육보다 더 큰 교육성과를 가져 온다. 이 같은 교육으로 이곳에 입학한 학생 중 75%가 학업성취도가 향상되고, 매년 졸업생의 80%이상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은 물론 호주, 멜버른 의과대학, 일본 주오 법대, 일본 동경 순심여자대학, 미국 CIA요리학교, 미국 라로쉬, 마돈나 대학교 등, 졸업생 17명이 해외에 진학하고 있다.
◇15년간의 기적 통해 7대 1 경쟁률의 명문고로 부상
양업고는 학기당 최소 1단위, 17시간을 운영하며 대부분 현장체험 위주의 활동이 진행된다. 특히 매주 한 시간 씩 고추, 옥수수, 감자 등 채소를 가꾸는 노작수업에 참여한다. 매주 목요일에는 청소년성장프로그램으로 도예, 목공예, 연극, 참선공예 등이 진행되며 3박 4일간의 양로원, 재활원 등 사회복지시설로 나가는 봉사활동, 2박3일간의 지리산 산악등반 등이 진행된다. 또한 학생들에게 지식을 교실이 아닌, 전 세계와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 환경, 타인을 이해하고 창조적인 삶을 사는 법을 현장체험학습으로 가르친다. 또 다양한 경험으로 취미와 적성을 계발하고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가 하나의 생활문화권이 되면서 양업고는 일본, 중국, 네팔, 캄보디아, 인도 등 전 세계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견문을 넓히는 통합교육으로 해외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체험위주 학습 등 일본, 중국 등 해외이동수업 실행
양업고는 격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 모두를 가정으로 돌려보낸다.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단순히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가족들은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수행하며 돈독한 가정을 만들어 나간다.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가족 구성원에게 소중한 가족, 친구, 이웃임을 깨닫고 가족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자기 정체성을 발견해 간다. 특히 흡연, 폭력 등은 학생 스스로 자치활동을 통해 규제하고 있다.
◇입학전형 시 ‘학부모교육관’ 평가 등 1,2,3차 면접 실시
치열한 입학경쟁률에 양업고는 학부모까지 면접에 참여시키는 입학전형을 운영 중에 있다.
양업고는 중학교 내신 성적(50%), 출·결석(20%), 글쓰기(30%)를 반영한 1차 전형을 통해 모집인원의 2.5배를 선발한 후 교사들의 2차 면접, 교장, 교감의 3차 심층 면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2, 3차 면접에는 학생들뿐만 아닌 학부모 2명도 참여시켜 학부모들의 교육관도 평가한다. 이밖에도 지식교육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 현장학습, 청소년성장프로그램 등을 통한 창의 인성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윤 교장은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치우쳐 교육의 본질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을 획일적 기준으로 서열화 해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학부모나 교사가 문제를 놓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학생지도라 여기는데, 학생들의 음주나 흡연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또 다른 질적 수단을 찾아주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아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라며 ”이제는 부모와 교사의 역할과 책임을 극대화히고, 해결방한을 놓고 노심초사하며 생명을 기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성남 기자
인터뷰 윤병훈 신부 양업고등학교장
[1092호] 2012년 07월 19일 (목) 천성남 기자 go2south@naver.com
“원론적인 말이지만 학생들과 함께 해온 수많은 세월 속에서 느낀 것은 ‘문제 의 학생 뒤에는 문제의 어른인 부모’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래서 학생 만이 아닌 부모교육도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봅니다.”
‘강요’가 아닌 ‘자율’과 ‘책임’으로 15년 만에 변화의 기적을 이뤄낸 윤병훈(62) 교장은 10여 년간 일선 교육현장에서 느껴왔던 소회를 이렇게 털어놨다. 윤 교 장은 지난 13일 1,2학년 대상 해외이동수업 준비관계로 인도로 사전 답사를 다 녀 왔다. 오는 11월 30일경 7박 8일 일정으로 인도 캘커타, 바라나시, 아그라, 자이푸르, 델리 등 해외 현장체험 학습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 현 교육체계는 대학입시에 치우친 학력위주 교육으로 감히 학생들이 미래 에 대한 진로조차 생각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로 인해 학교에서 발생하는 공공연한 흡연과 학교폭력 등 비행이나 무단결석, 일탈행위 등도 또한 우리 교육의 현주소구요. 그렇다면 우리 교육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에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개교할 때부터 현재까지 학생들과 함께하며 느낀 일상과 교육과정을 진솔하게 써낸 ‘발소리가 큰 아이들’ 등 저서 3권에는 바로 이러한 교육적 고민이 절실히 녹아있다. 그래서 선택한 교육실천 덕목이 바로 학생들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자기 주도적 교육’ 방식이었다.
“우리가 매년 실시하는 해외이동수업은 학생들에게 세상보기를 통해 닫혀있는 사고를 열고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알게 하는 거죠. 이번에 인도에서 인도인 현지가이드를 만났습니다. 그와 함께 여행을 했는데, 그는 40여 개 국을 여행하고, 직접 인도에 삼성 IT분야 관련 숍을 차려 운영하는 서울대 출신 현지 가이드입니다. 그러한 마인드를 우리 학생들이 배우게 하고 싶어요. 캘커타에 가서는 가난함 속에 행복이 무엇인가를 보고, 세계를 여행하며 폭넓은 세계관을 쌓은 타고르 시인을 만났고, 마더 테레사 하우스를 방문하고 사랑이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힌두교 성지와 불교의 성전인 바라나시에서 행복과 삶의 가치를 찾는 시간입니다. 종교의 놀라운 힘을 봅니다. 이렇게 해외이동수업은 학생들에게 종합적 마인드 형성시켜주는 강점이 있습니다. 진정한 교육의 힘이 되는 거지요. 그를 통해 부모, 교사와 친구, 이웃이 소통하고, 학생들의 변화는 아름다워 순간순간 저를 놀라게 합니다.”
그는 “닫힌 마음에서 밝음을 향한 학생들의 마음을 볼 때 ‘이것이 바로 기적이구나’ 라는 생각에 감사합니다.”며 “내적 통제를 통해 학생들은 원칙과 규율을 존중하며 미래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힘이 길러 간다고”고 말했다.
“입학생 중 가출하여 노숙생활을 하다 온 학생이 있었는데, 학교생활로 자발성이 신장되어 7개월 만에 중학교 전 과정을 마치고 고교 1,2,3학년 과정을 거쳐 연세대에 입학했습니다. 또 한 여자아이는 학교생활에서 방황하다가 입학을 한 학생인데 요리에 관심이 컸어요. 그 적성대로 지금 그 학생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뉴욕의 ‘미국CIA요리학교’에 진학해 기본 소양과 영어 등을 익히며 세계적인 요리사로서의 롤 모델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윤 교장은 충남대 농과대를 졸업, 4년간 교직에 있다가 광주 가톨릭대에 편입, 1983년 사제서품을 받고 1997년 당시 정진석 주교(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와 교구사제단, 김영세 전도교육감의 협력으로 대안학교인 양업고가 설립되고 초대 교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천성남 기자
“생명을 기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학생 대해야”
<기획취재>부적응 학생이 행복해지는 학교 현장을 찾아④
청원군 대안학교 양업고등학교
[1092호] 2012년 07월 19일 (목) 천성남 기자 go2south@naver.com
‘인성교육을 넘어 영성교육을 향한 교육목표로 발돋움 한다’
청원군 대안교육 양업고등학교(교장 윤병훈 신부·청원 옥산면 환희길277)는 한국최초 정규 고등학교 형태의 도교육청 인가를 받은 학교이자, 한국 가톨릭 최초 대안학교로 지난 1998년 개교했다. 학교는 ‘공교육을 거부하는 학생‘, ‘학교부적응 학생’ 등 소위 일반적으로 ‘사회문제아’로 불리는 학생들이 입학했다. 윤병훈 교장은 이들 초기 양업고의 학생들의 실태를 하나하나 마음으로 기록한 ‘뭐, 이런 자식들이 다 있어(생활성서)’, ‘너 맛 좀 볼래(다밋)’, 발소리가 큰 아이들(다밋)‘ 등 3권의 책을 각각 펴냈다.
◇전국최초 정규 고등학교 형태의 가톨릭 대안학교로 개교
‘뭐, 이런 자식들이...’는 초기 입학한 부적응 학생들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입문과정에서 겪는 학생들과의 사투를 묶은 일화로 교사로서의 갈등이 내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수녀와 봉사자들이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하던 중 학생들이 강사진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우리가 유치원생이냐’며 참여를 거부하고 나가버린 일, 이 뿐인가. 음성 꽃동네 시설방문 봉사활동 중 학생들이 기숙사의 방충망을 뜯고, 담뱃불에 그을린 쓰레기통과 방바닥을 태웠던 일, 학생들이 서로 파트너를 정해 맹세의 표시로 팔에 담뱃불로 지진 후 한 학생이 칼로 자해한 일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사건 등은 교사 전체의 실험무대가 되었으며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일로 기록되고 있다.
초기에는 흡연과 폭력, 패싸움, 거친 언어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행들로 점철되고 있었다. 그러나 윤 교장은 온갖 비행으로 반항하는 학생들의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본 순간, 그들의 내면세계에 깊이 웅크리고 있는 아픈 상처들을 비로소 바라볼 수 있었으며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문제아라고 하는 학생 뒤에는 항상 어른도 아닌 문제의 성인인 미성숙한 부모가 있었다.”고 술회한다.
또한 ‘자연이 나를 품어주었어요’라는 글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사는 열아홉 수호가 작사한 노래가사에는 “모든 것을 죽 이겠다”는 섬뜩한 내용이 들어있었는데, 그런 그가 2학년이 되면서 점차 따뜻하게 변모해 갔다.
학교에서의 ‘자율’과 ‘관심’이 그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수호의 마음에 분노로 가득 찼던 그 속에 미움에 찬 아빠의 모습도, 언제나 참고 기다려 준 선생님의 사랑으로 그는 “비로소 내가 칠흑 같은 터널을 지났구나.”라며 기쁨과 안도감을 되찾았던 것이다.
◇‘뭐, 이런 자식들이...’ 등 학생들과 겪은 비행일화 3권 출간
양업고의 이러한 15년간의 기적들을 통해 ‘문제아들만 모이는 학교’란 불명예의 인식을 탈피하고 이제는 평균7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갈 수 있는 명문 대안학교로 거듭나게 됐다. 이처럼 대안학교가 추구하는 ‘자유’와 ‘자발성’에서 학생들은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있다.
양업고는 기본적인 수업일수와 이수학습은 일반학교와 마찬가지다. 교과부로부터 인가받은 학교로서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아도 학력이 인정된다. 또한 국어, 영어, 수학 등 국민공통기본교과를 따르지만, 교과서 위주 교육은 절대 아니다. 이들은 정규교육 외에 특성화 교육을 하고 있다. 3년간 이수해야 하는 210단위 이수학습 가운데 40~60단위는 특성화 교육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공부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현장체험 활동은 주입식 교육보다 더 큰 교육성과를 가져 온다. 이 같은 교육으로 이곳에 입학한 학생 중 75%가 학업성취도가 향상되고, 매년 졸업생의 80%이상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은 물론 호주, 멜버른 의과대학, 일본 주오 법대, 일본 동경 순심여자대학, 미국 CIA요리학교, 미국 라로쉬, 마돈나 대학교 등, 졸업생 17명이 해외에 진학하고 있다.
◇15년간의 기적 통해 7대 1 경쟁률의 명문고로 부상
양업고는 학기당 최소 1단위, 17시간을 운영하며 대부분 현장체험 위주의 활동이 진행된다. 특히 매주 한 시간 씩 고추, 옥수수, 감자 등 채소를 가꾸는 노작수업에 참여한다. 매주 목요일에는 청소년성장프로그램으로 도예, 목공예, 연극, 참선공예 등이 진행되며 3박 4일간의 양로원, 재활원 등 사회복지시설로 나가는 봉사활동, 2박3일간의 지리산 산악등반 등이 진행된다. 또한 학생들에게 지식을 교실이 아닌, 전 세계와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 환경, 타인을 이해하고 창조적인 삶을 사는 법을 현장체험학습으로 가르친다. 또 다양한 경험으로 취미와 적성을 계발하고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가 하나의 생활문화권이 되면서 양업고는 일본, 중국, 네팔, 캄보디아, 인도 등 전 세계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견문을 넓히는 통합교육으로 해외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체험위주 학습 등 일본, 중국 등 해외이동수업 실행
양업고는 격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 모두를 가정으로 돌려보낸다.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단순히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가족들은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수행하며 돈독한 가정을 만들어 나간다.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가족 구성원에게 소중한 가족, 친구, 이웃임을 깨닫고 가족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자기 정체성을 발견해 간다. 특히 흡연, 폭력 등은 학생 스스로 자치활동을 통해 규제하고 있다.
◇입학전형 시 ‘학부모교육관’ 평가 등 1,2,3차 면접 실시
치열한 입학경쟁률에 양업고는 학부모까지 면접에 참여시키는 입학전형을 운영 중에 있다.
양업고는 중학교 내신 성적(50%), 출·결석(20%), 글쓰기(30%)를 반영한 1차 전형을 통해 모집인원의 2.5배를 선발한 후 교사들의 2차 면접, 교장, 교감의 3차 심층 면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2, 3차 면접에는 학생들뿐만 아닌 학부모 2명도 참여시켜 학부모들의 교육관도 평가한다. 이밖에도 지식교육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 현장학습, 청소년성장프로그램 등을 통한 창의 인성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윤 교장은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치우쳐 교육의 본질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을 획일적 기준으로 서열화 해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학부모나 교사가 문제를 놓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학생지도라 여기는데, 학생들의 음주나 흡연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또 다른 질적 수단을 찾아주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아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라며 ”이제는 부모와 교사의 역할과 책임을 극대화히고, 해결방한을 놓고 노심초사하며 생명을 기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