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기적

작성자 : 양업고 | 조회수 : 894 | 작성일 : 2022년 8월 19일

변화의 기적 -장홍훈 세르지오 교장신부-


“학교에 다니는 것이 답답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중학교는 진도를 나가기 위해 질문을 받지 않는 수업이었고, 엉뚱한 발상은 배척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기회도 없었고, 기계처럼 공부만 했습니다. 그런데 양업고에서는 제가 자유롭게 질문하고 상상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 참 좋았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해보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해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제 발상에 힘을 보태어 주시거나 의견을 이야기해 주셨고, 친구들은 저를 응원해 주었으니까요. 양업고 학생들은 모두 개성이 강해서 도형으로 치면 별과 같이 뾰쪽한 모양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찌르지 않으면서도 더 멋진 색을 낼 수 있는 모양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색을 잃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윤)

“학생에 본분에 맞게`공부'만 하다보니 다른 부분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나, 개인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운동하는 방법 등과 같이 인생에 필요하지만, 배워야 할 것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입시 경쟁에서 이기면 무엇이든 될 줄 알았던 것이지요. 성적 지상주의에 빠져 기계처럼 공부하는 것에 신물이 났습니다. 그런 저에게 양업고는 해방구가 되었습니다. 밴드의 전자기타를 맡고, 기숙사 친구들과 규칙을 정하고, 상담을 하고, 연극무대를 꾸미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사이 처음으로 능동적인 즐거움을 알아갔습니다. 저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양업고 생활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재민)

졸업 후 모교가 그리워 찾아온 졸업생들의 진심 어린 삶의 증언은 얼마나 큰 감동과 위로를 주는지 모른다. 이야말로 변화의 기적이다. 진정 우리 젊은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익혀야 할까?

`세 가지 언어'라는 동화가 있다. 스위스에 늙은 백작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이 미련하여 아무것도 가르쳐줄 수 없다고 생각한 백작은 유명한 스승에게 보내 일 년 동안 무언가 배워오도록 한다. 아들이 개 짖는 소리를 알아듣는 법을 배웠다고 하자 백작은 또다시 다른 스승에게 보냈다. 거기서 아들이 각각 새들의 말, 개구리 울음소리를 알아듣는 법만 배웠다고 하자 아버지는 화가 나서 아들에게 나가 죽으라고 내쫓는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던 아들은 개의 언어, 개구리 언어, 새의 언어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교황이 된다는 이야기다.

유명한 스승들은 왜 개, 개구리, 새의 소리를 알아듣는 법을 가르쳐 주었을까? 세 가지 언어는 땅, 물, 공중 육해공의 모든 것을 다 알아듣는 말이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한다. 백작 아버지가 보기에는 짐승들의 언어는 무가치하고 헛된 것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들은 만물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언어를 배웠기에 결국 교황이 될만한 자격을 갖춘 것이리라.

프란치스코 교종은 말한다. “참된 문화에는 머리의 언어, 가슴의 언어, 손발의 언어가 있지요.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이 이 세 가지 언어를 조화롭게 사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내가 느끼고 행동하는 것을 배워라'.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느껴라'.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실천하라'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야 해요. 우리는 좀 더 학생들에게 솔직해야 해요. 젊은이들이 느끼도록 도와주고, 그들이 행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서 그들과 함께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아무튼, 누가 뭐래도 참된 교육은 변화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