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별이 되어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313 | 작성일 : 2024년 3월 29일


지극히 존경하올 윤병훈 베드로 신부님


밤새 봄비가 흠뻑 내리던 새벽이었습니다. 하느님 품에 안기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제 눈가에도 비가 내렸습니다.

양업고 교정에 숭고함, 고귀함, 우애를 말하는 하얀 목련이 피었습니다. 영원불멸의 사랑을 뜻하는 산수유도 활짝 피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손수 심어놓으신 것입니다. 제 마음이라는 땅에는 이제 신부님의 웃는 얼굴이 만발하려 합니다.

신부님은 하느님께 선택된 분으로, 평생을 가톨릭 사제이며 교육자로 사셨습니다. 특히나 학교 밖 아이들에 관심을 가지셔서 1세대 대안 교육 특성화 학교인 ‘양업고등학교’를 설립하고 15년간 교장으로 역임하시면서 양업고를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으셨습니다.

“나는 그리스도 예수와 한 몸이 되어 하느님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깁니다.”(로마 15,17) 신부님 사제 서품 성구에 걸맞게 양업고 교훈을 “사랑으로 마음을 드높이자”로 정하시고, 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사랑하면서 아이들이 변화할 시간을 기다려주셨으며, 아이들의 작은 발자국에 귀 기울이면서 긍정의 힘과 칭찬을 통해 교육하셨습니다.

또한, 굳건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방황하는 순간에도 단호히 목소리를 내셨으며, 아이들과 함께한 그 삶을 매일 매일 글로 기록하여 6권의 저서, <뭐 이런 자식들이 다 있어>, <너 맛 좀 볼래!>, <발소리가 큰 아이들>, <‘그분의 별’이 되어 나를 이끌어준 아이들>, <내가 어디로 튈지 나도 궁금해>, <멀리 보고 높이 날고 싶었던 거야>를 집필하셨고,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소통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유고집 서문에서 이렇게 고백하셨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감당해야 했던 고통의 십자가는 교육의 부활을 이끌어 내주었다. 이는 하느님이 주신 '기쁨'이라는 크나큰 상급이다. 그 누구보다 나와 함께 지냈던 학생 제자들이 고마웠다. 아름다움은 고통을 넘어 부활을 경험할 때 절로 얻어지는 상급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내가 현장에서 실천해온 그 모든 것이 예수님으로부터 배운 교육학이다. 고개 숙여 무릎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멀리 보고 높이 날고 싶었던 거야> -

신부님, 너무 멋지게 살아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천국의 별이 되어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신부님의 삶을 통해 보여주신 교육철학과 영성은 더 많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의 품 안에서 영원한 복락을 누리시길 손 모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