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1,091 | 작성일 : 2022년 2월 21일

소금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그 소금을 짜게 하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라”(마르 9,50).

그렇다! 여기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사족일 뿐이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의 핵심은 짠맛을 잃지 않고 소금으로 남는 일일 것이다.

영어`솔트 salt', 그리스 신화에서 건강과 번영의 여신 `살루스 Salus', 소금을 친 채소라는 `샐러드 salad', 소금을 월급으로 받는 사람이란 뜻의 `샐러리맨 salaryman'등이 모두 `살린다'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살 sal' - 소금에서 유래한다.

무엇보다 소금의 본질은 짠맛이다. `짠맛의 힘'의 저자 김은숙은 피, 땀, 눈물의 공통점이 짠맛이라 한다. 짠맛은 짜내는 맛이요 짜내는 힘이다. 짠맛의 소금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쓰고 난 체내노폐물, 후회, 낡은 생각, 해로운 감정 등,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것도 짜낸다. 그래서 실컷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진다. 굵은 땀을 흘리고 나면 개운해진다. 이것이 짜내면서 가벼워지는 일이다. 짜내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새것으로 채워지면서 끊임없이 순환할 수도 있다. 짜내지 못하면 고이고 썩는다.

소금은 자신을 녹여, 음식의 맛과 향, 빛깔을 살려준다. 자신은 없어지지만 다른 것들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 소금은 물을 품고 몸 구석구석을 흐르면서 영양분을 공급하고 찌꺼기는 회수하여 밖으로 짜낸다. 다시 깨끗하게 만든다. 혈액이 깨끗해지니 생기있는 모습으로 외모 역시 자연스럽게 빛이 난다. 곧 소금이 인체에서 하는 일곱 가지-소화작용, 해독작용, 살균작용, 방부작용, 소염작용, 발열작용, 중화작용이다.

소금은 성경에서 네 가지 뜻을 지닌다. “방부제로, 음식을 짭짤하게 하며, 제물과 신생아를 정화한다. 마지막으로 소금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영원히 변치 않는 생명의 계약이라는 의미가 있다.”(Grundmann). 그리스도교 초기 역사를 보면, 세례를 준비하는 과정에 소금 수여 예식이 있었다. “지혜의 소금을 받으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예비신자의 혀 위에 소금을 얹어 주었다. “사람아, 소금과 빵과 빛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라는 말이 선포되면서 소금이 수여되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 데도 쓸데없어 밖에 내버려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마태 5,13). 예수께서는 세상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라고 하신다.

우리는 소금으로서 세상의 간을 맞춰야 한다. 맛이 나도록 하는 동시에 썩지 않도록 부지런히 소금을 치는 일일 것이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 교육개혁, 환경개혁, 경제개혁, 종교개혁을 위해 소금을 쳐야 한다.

①원칙 없는 정치 ②노동이 결여된 부(富) ③양심이 없는 쾌락 ④개성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 ⑤도덕성 없는 상거래(商去來) ⑥인간성이 사라진 과학 ⑦희생 없는 종교,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도 자기가 말한 `7대 사회악'을 물리치기 위해 거듭거듭 실천의 소금을 쳤다.

우리도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들의 정화를 위하여 소금을 한번 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