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937 | 작성일 : 2022년 7월 8일

칭찬 

 

교장 신부님, 시험을 망쳤어요.”

그 학생은 정말 흔들리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요. 꼭 이렇게 시험 점수에 따라 등급을 받아야 하나요?!”

덥다는 말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만큼 찜통 같은 요즘, 기말시험을 마치고 나온 한 학생의 하소연이다. 안타깝게 아직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대학 입시 위주의 점수와 등급 매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나치게 수치화된 학업 결과물을 위한 경쟁 교육 문화가 사라지지 않았다. 경쟁보다는 협력, 다양성을 추구하는 미래형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 비전은 온데간데없다.

더운데 시원한 얼음물 한잔할까? 넌 말이야, 점수와 등급으로 따질 수 없는 기타 연주 실력과 기막힌 운동감각, 또 무엇보다 의리가 있잖아?”

아 그렇지요, 시험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죠.”

시험을 망쳤다고 미치도록 화가 난다는 친구의 마음을 풀어 주노라니, 칼릴 지브란의 칭찬의 힘이라는 글이 떠올랐다.

타인에게서 좋은 점을 찾아내 얘기해주어라. 누구에게나 그것이 필요하다. 우리 다른 사람의 칭찬 속에서 자라왔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만들었다. 칭찬으로 인해 그는 다시 칭찬받으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진실한 의식을 갖춘 한 인간은 자신보다 뛰어난 무엇을 발견해낼 줄 안다. 칭찬이야말로 그런 이해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위대하고 훌륭하다는 것, 그러니 누군가를 아무리 칭찬한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 타인 속에 있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길러라. 그리고 찾아내는 즉시 그에게 얘기해주는 힘을 길러라.”

자라나는 아이에게 있어 칭찬이야말로 최고의 명약이라 하지 않던가.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밝고 따뜻한 마음을 지니게 된다. 이런 아이들 속에 있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눈을 가진 선생님 또한 행복하다. 칭찬해줄 장점을 찾으려는 동안 선생님의 마음도 자연 활짝 열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학교인 양업고가 추구하는 대안 교육의 칭찬 받을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학습자 개개인의 인격과 특성 존중, 공동체성을 중시하며 경쟁보다는 협동이겠다. 나아가 자연과 인간의 화해와 공존, 생태주의적 삶의 중시, 특정 종교와 연계짓지 않더라도 부단한 영성에의 추구, 인간적 상호작용에 용이한 소규모 지향, 지식 위주 교육 못지않은 노작과 체험중심의 교육방식을 항구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칭찬은 삼복더위에도 춤추게 한다. 그러나 입장이 바뀌어 칭찬받을 때는 조심해야 할 줄 안다. 칭찬에 대해 강박 관념에 빠지거나 칭찬받기 위해 쓰는 가면이라면 아예 금물이다.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을 수야 없지 않은가. 칭찬의 유혹에 빠지지는 말아야 한다. 그런 유혹이 올 때, 메리델빌 추기경이 바쳤던 겸손의 기도를 소개해 본다.

오 마음이 겸손하시고 온유하신 주여!

존경받고 싶은 욕망에서, 사랑받고 욕망에서

인기를 받고 싶은 욕망에서대우받고 싶은 욕망에서

위로받고 싶은 욕망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서,

칭찬받고 싶은 욕망에서, 저를 해방하소서.”

끝으로 성 바오로 사도의 칭찬에 대한 권고를 첨부해 본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과 덕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들을 마음속에 품으십시오”(필리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