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좋아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4,021 | 작성일 : 2013년 6월 3일
좋아, 좋아
평생 기숙사 생활이다.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 기숙사 생활 7년, 로마유학 6학년 반, 대전가톨릭 대학에서 사제 양성을 위해서 9년, 다 합치면 20년이 훨씬 넘는 기간을 기숙사 생활을 하였다. 그러기에 별 것 다 부러워한다고 말하겠지만……. 내 밥그릇과 내 수저를 놓고 식사를 하는 다른 동료들이 부럽다. 그리고 양업고에서 또 학생들과 24시간 같이 사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지만 가끔 세탁소에 맡기는 옷들이 있다. 학교가 의외로 산골이라 세탁소를 갈 때도 차를 타고 나갔다 와야 한다. “선생님, 지금 나가세요.” 한 녀석이 달려오면서 묻는다. “그래 왜 그러니?” “저 좀 가경동 터미널에 태워다 주세요.” 방금 전 학교 2층 복도 홀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던 녀석이었다. 매주 금주일 오후 양업학교는 5.6교시가 끝나면 학생들을 집으로 귀가 시킨다. 2주에 한 번씩은 “가족관계 프로그램”을 각 학생의 가정에서 진행 하게한다.
“그래 타!”. 가면서 먼저 세탁소에 맡긴 옷을 찾았다.
“난 원래 가경터미널에 갈 마음이 없었다. 너를 위해 가는 것이야. 교장 선생님이 학생이 바라는 대로 터미널까지 태워주는 일은 거의 없을 걸.” 아이가 머뭇거리며 이야기 한다. “앗! 제가 예의에 어긋난 일을 한 것 아닌가요” “아냐 괜찮아 이런 기회에 너와 내가 만나 대화도 하고 좋지 뭐” 그랬더니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양업고가 좋고 행복해요. 어느 책을 읽었는데요. 의자 하나를 놓고 열 명의 유명한 화가가 그림을 그렸는데요. 열 명의 화가가 그린 의자의 모습이 열 가지로 달랐답니다. 제가 그림을 못 그리는 줄 알았는데. 이 이야기를 읽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 나름 대로의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요즘 기분이 좋아요. 저의 그림 실력이 쑥쑥 늘어나고 있어요. 원래 피아노를 쳐서 피아노를 공부를 할까 했는데 미술이 더 좋아요. 아 그런데 음악과 미술 등 이런 예술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나요.” 내가 대답했다. “그래 맞아, 많은 사람이 음악을 하고 예술을 하지.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겉만 흉내 내는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색깔과 너의 삶, 너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그것이 너만의 독특함을 지니게 되고 사람들의 공감대를 만들어 낼 때 좋은 미술가 될 수 있겠지.” 그가 또 말한다. “그러려면 여러 가지 인문서적들도 읽고 나름대로의 생각과 삶이 깊이가 있어야 하겠지요.” “그렇다고 봐야지” 터미널 가면서 양업고 1학년 학생과 차안에서 나눈 이야기의 요지이다.
그러면서 오늘날 대학 수능에 목메는 교육의 현실을 생각해 본다. 마치 이런 꼴의 교육을 국가가 권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된다. 한 시험관 앞에 새, 원숭이, 펭귄, 코끼리, 어항 속의 물고기, 물개, 강아지가 서 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험이 똑같다. 그들 뒤편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올라가는 것이다. 시험관이 생각하기에 그것이 공정한 시험이다. 이 얼마나 큰 불공정함인가. 새, 원숭이, 펭귄, 물고기, 물개, 강아지 다 다른데 똑 같이 한 큰 나무에 오르라는 것이 공정한 시험인가... 말도 안된다.
양업고에는 참으로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위대한 철학적 머리를 가진 아이,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뮤지컬의 주인공이 된 아이, 톱질을 잘 하는 아이, 기계를 조작 잘하는 아이, 글을 잘 쓰는 아이, 동물을 잘 기르는 아이, 기타를 잘 치는 아이, 작곡을 잘 하는 아이, 이 것 저 것에 재주가 없다면 인간관계가 좋은 아이, 체육을 잘 하는 아이 등등 120명 모두가 독특하다. 그들이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교육이다. 서로 다양한 성격과 재능을 나누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다. 이들 각자와 만나 대화하면서 지내는 일상의 삶이 나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다양한 아이들이 하나의 학교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의 것을 잘 나누고 서로서로 키워 주면서 어느 누구 하나도 소외시키지 않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 진정한 학교이다. 양업교는 아이들 각자에게 주어진 개성을 살리며 자기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아이들이 되도록 교육을 한다. 그들의 흘러넘치는 끼를 마음껏 살리려고 노력한다. 이 얼마나 좋고 행복한 일인가. 우리 양업 아이들아! 좋아, 좋아 정말 좋아. 너희들이 가장 하고 싶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마음껏 해 볼 수 있는 자유가 너희에게 주어져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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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기숙사 생활이다.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 기숙사 생활 7년, 로마유학 6학년 반, 대전가톨릭 대학에서 사제 양성을 위해서 9년, 다 합치면 20년이 훨씬 넘는 기간을 기숙사 생활을 하였다. 그러기에 별 것 다 부러워한다고 말하겠지만……. 내 밥그릇과 내 수저를 놓고 식사를 하는 다른 동료들이 부럽다. 그리고 양업고에서 또 학생들과 24시간 같이 사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지만 가끔 세탁소에 맡기는 옷들이 있다. 학교가 의외로 산골이라 세탁소를 갈 때도 차를 타고 나갔다 와야 한다. “선생님, 지금 나가세요.” 한 녀석이 달려오면서 묻는다. “그래 왜 그러니?” “저 좀 가경동 터미널에 태워다 주세요.” 방금 전 학교 2층 복도 홀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던 녀석이었다. 매주 금주일 오후 양업학교는 5.6교시가 끝나면 학생들을 집으로 귀가 시킨다. 2주에 한 번씩은 “가족관계 프로그램”을 각 학생의 가정에서 진행 하게한다.
“그래 타!”. 가면서 먼저 세탁소에 맡긴 옷을 찾았다.
“난 원래 가경터미널에 갈 마음이 없었다. 너를 위해 가는 것이야. 교장 선생님이 학생이 바라는 대로 터미널까지 태워주는 일은 거의 없을 걸.” 아이가 머뭇거리며 이야기 한다. “앗! 제가 예의에 어긋난 일을 한 것 아닌가요” “아냐 괜찮아 이런 기회에 너와 내가 만나 대화도 하고 좋지 뭐” 그랬더니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양업고가 좋고 행복해요. 어느 책을 읽었는데요. 의자 하나를 놓고 열 명의 유명한 화가가 그림을 그렸는데요. 열 명의 화가가 그린 의자의 모습이 열 가지로 달랐답니다. 제가 그림을 못 그리는 줄 알았는데. 이 이야기를 읽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 나름 대로의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요즘 기분이 좋아요. 저의 그림 실력이 쑥쑥 늘어나고 있어요. 원래 피아노를 쳐서 피아노를 공부를 할까 했는데 미술이 더 좋아요. 아 그런데 음악과 미술 등 이런 예술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나요.” 내가 대답했다. “그래 맞아, 많은 사람이 음악을 하고 예술을 하지.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겉만 흉내 내는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색깔과 너의 삶, 너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그것이 너만의 독특함을 지니게 되고 사람들의 공감대를 만들어 낼 때 좋은 미술가 될 수 있겠지.” 그가 또 말한다. “그러려면 여러 가지 인문서적들도 읽고 나름대로의 생각과 삶이 깊이가 있어야 하겠지요.” “그렇다고 봐야지” 터미널 가면서 양업고 1학년 학생과 차안에서 나눈 이야기의 요지이다.
그러면서 오늘날 대학 수능에 목메는 교육의 현실을 생각해 본다. 마치 이런 꼴의 교육을 국가가 권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된다. 한 시험관 앞에 새, 원숭이, 펭귄, 코끼리, 어항 속의 물고기, 물개, 강아지가 서 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험이 똑같다. 그들 뒤편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올라가는 것이다. 시험관이 생각하기에 그것이 공정한 시험이다. 이 얼마나 큰 불공정함인가. 새, 원숭이, 펭귄, 물고기, 물개, 강아지 다 다른데 똑 같이 한 큰 나무에 오르라는 것이 공정한 시험인가... 말도 안된다.
양업고에는 참으로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위대한 철학적 머리를 가진 아이,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뮤지컬의 주인공이 된 아이, 톱질을 잘 하는 아이, 기계를 조작 잘하는 아이, 글을 잘 쓰는 아이, 동물을 잘 기르는 아이, 기타를 잘 치는 아이, 작곡을 잘 하는 아이, 이 것 저 것에 재주가 없다면 인간관계가 좋은 아이, 체육을 잘 하는 아이 등등 120명 모두가 독특하다. 그들이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교육이다. 서로 다양한 성격과 재능을 나누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다. 이들 각자와 만나 대화하면서 지내는 일상의 삶이 나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다양한 아이들이 하나의 학교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의 것을 잘 나누고 서로서로 키워 주면서 어느 누구 하나도 소외시키지 않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 진정한 학교이다. 양업교는 아이들 각자에게 주어진 개성을 살리며 자기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아이들이 되도록 교육을 한다. 그들의 흘러넘치는 끼를 마음껏 살리려고 노력한다. 이 얼마나 좋고 행복한 일인가. 우리 양업 아이들아! 좋아, 좋아 정말 좋아. 너희들이 가장 하고 싶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마음껏 해 볼 수 있는 자유가 너희에게 주어져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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