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도 웃을 수밖에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4,277 | 작성일 : 2014년 5월 17일

슬퍼도 웃을 수밖에
 
   마음이 이렇게 무겁고 슬픈지 모르겠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고 머리를 들 수 없다. 학생 전체회의에서 이 주제를 다루었다. “절대로 잊지 말고 우리가 어른이 되면 이런 세상을 만들지 말자. 정치도 언론도 어른들도 못 믿겠다.” 부정적이고 불신의 어두움의 여파가 우리 학생들 모두에게 퍼져나가는 안타까움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학교장으로서 어떻게 할까 하다 한 마디 하였다. “어른들, 정치, 세상을 우리가 바꾼다는 것 쉽지 않습니다. 그 보다 먼저 우리 자신이 변화되고 우리가 서로서로에게 신뢰를 주고 좋은 친구가 되어 믿을만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변화되어 우리 시대에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합시다...., ”
  무거운 마음으로 학생전체회의가 끝나고 복도에서 어제 홈 미사 때 나를 웃겼던 한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를 보는 순간 슬퍼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천진난만한 솔직성과 표현력을 가진 맑은 미소의 사나이 민군은 만날 때 마다 기분이 좋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참 매력적인 순수성을 지닌 학생임이 틀림없다. 민군 홈의 미사가 어제 저녁에 있었다. 강론을 마치고 신자들의 기도를 하는데 마지막으로 민군이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소나무 홈 학생들과 지송근 선생님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하느님
잘 생기고 섹시하고 미끈한 소나무 홈 학생들이
마지막 한해 즐겁고 행복하게 자신의 진로와 꿈을 향해 나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송근 샘이 현모양처 같은 짝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소서.~”
 
   민군과 같은 우리 아이들이 세월호 침몰로 희생되었다. 그 순수한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하느님 그들의 순수한 영혼을 당신 품으로 받아들여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주소서. 그리고 이렇게 슬퍼도 웃을 수밖에 없는 저를 용서하소서. 하느님은 하나도 웃기지 않나요??? !!!
[이 게시물은 양업고님에 의해 2015-03-10 17:40:06 환희길 이야기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