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4,375 | 작성일 : 2014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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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_샘.hwp (18.5K) [45]
죽고 싶다.
 
양업학교 교장선생님입니까?”
손자 때문에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언제 한 번 찾아가도 되겠습니까?”
무슨 일로 그러시나요?”
우리 손자가 말 할 때 마다 죽고 싶다고 그럽니다. 입에서 늘 나오는 말이 더 이상 살기 싫다고 합니다. 그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말하는데 손자가 우울과 무력감에 빠져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고 의욕 상실의 상태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오죽 답답하고 힘이 들면 할머니가 이렇게 전화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손자를 데리고 오라고 하였다. 몇 일후 손자를 데리고 학교를 방문하셨다. 먼저 같은 처지의 삶을 경험했던 학생하나를 할머니 손자와 만나게 하였다. 일종의 또래 상담을 시켰다. 그리고 나는 할머니를 만났다. 아들이 이혼하고 나서 손자는 새로 결혼한 아버지 집에 살기도 하였고, 그 집을 나와 이혼한 어머니 집에 가서 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저기서도 안정되게 살지 못하여 할머니가 손자를 데리고 산다는 것이다. 아들은 자기가 이혼 한 것이 어머니 탓이라고 늘 원망을 하고 있다는 등 여러 가정사 이야기를 늘어 놓으셨다. 아 그렇지! 그 사이에서 아이는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고,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분노감이 극에 달하지 않았을까하는 직감이 다가왔다. 이럴 때는 항상 양업학교의 교육방법인 현실선택이론을 적용해서 아이와 상담한다.
만나서 반갑다. 우리 친구 아주 멋있네.” 한 번 밝은 미소를 지어준다. “그래 무척 힘들지. 양업고 형하고는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누었니?” “. 앞으로 -으로 서로 연락하기로 했어요.”
그래 좋아.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누가 너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지? 너의 생각과 너의 마음과 너의 몸은 주인은 바로 너 자신이다. 그러니 부모 때문에 그 삶을 그렇게 살아가면 되겠니? 너의 삶의 주인공은 너야. 할머니가, 아버지가, 어머니가, 아니 내가 너의 삶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잖니? ··· ” 한 참 이야기를 나눈 후 돌려보냈다.
한 달 후에 할머니가 전화를 하셨다.
교장 선생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이제는 우리 손자가 죽고 싶다는 말 안 해요. ‘더 이상 살기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아 살 것 같습니다. 이제 의욕적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기분이 너무 좋다. 사실 우리 학교의 생활 교육 방법인 현실 선택이론의 내용 중의 하나는 이렇다. 모든 사람은 이것이든 저것이든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 자기 불행의 원인을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탓을 두어서는 안 된다. 물론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행복하고 불행한 것은 나의 결정적인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러기에 부모의 탓, 친구의 탓, 선생님의 탓하는 것으로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못되면 조상 탓이고 잘 되면 내가 잘난 탓이다.’라거나 서툰 춤꾼은 고르지 않은 바닥을 탓한다.’는 삶의 자세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보다는
인생의 날 수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인생의 깊이와 넓이는 결정할 수 있다.
얼굴의 모습은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얼굴 표정은 결정할 수 있다.
날씨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 마음의 날씨는 결정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운명적 환경에 놓여/ 고통을 겪는다 해도/
여전히 선택할 여지가 있다.”는 삶의 자세이다.
 
인류가 지닌 가장 친밀한 생명과 사랑의 관계를 잃어버린 삶의 상실감 때문에 방황하는 우리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매 번 이런 아픔 때문에 우리 학교를 방문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다른 학교 생활지도 선생님들, 교감, 교장 선생님들이 방문하여 우리학교 생활지도 방법의 비결을 알아 가고자 한다. 이럴 때 마다 우리 양업학교가 그들을 위한 작은 치유의 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치유의 샘의 역할을 하는 좋은 학교가 우리나라에 더 많이 설립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 게시물은 양업고님에 의해 2015-03-10 17:40:53 환희길 이야기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