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 빛 새싹들이 새로움을 더하고
산새의 노래 소리가 더욱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아침이다.
양업고 교정의 잔디밭도 푸르러졌고 겨우내 숨어 있었던
담쟁이덩굴 싹이 하나 둘 자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교화인 목련도 피었다 졌고, 진달래 꽃, 벚 꽃 한 참 즐겨 피다 지니, 연산 홍과 철쭉이 손대면 터질 듯이 꽃망울 한껏 뽐내고 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 골” 그 곳이 양업고이다.
어머니의 품 같은 우리 좋은 학교의 학생들은 목련 백일장, 소(小)체육대회, 게릴라 콘서트, ‘형 언제와’등 여러 활동과 교과수업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낸다.
어느 1학년 새내기 학생이 1달 동안 자기 학습활동에 대해 기록한 노트를 들고
교장실에 들어왔다.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니?”
“전학을 가고 싶습니다.”
“왜 그렇게 마음을 먹었니?”
이유인즉 자기는 공부하고 싶고, 서울대를 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양업고에서 공부해서는 자기 꿈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양업고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하고 참 좋은 곳이라는 것을 본인도 알고 느끼지만, 그리고 자기의 기존의 생각들이 함께 하는 홈 친구들을 통해 아주 많이 깨어졌지만, 아이들이 너무 놀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1교시에서 7교시까지 일반고 일반계 과목을 수업을 하지만 노트에 적어 온 한 달간의 교육 내용이 자기 성에 안차다는 것이다. 자기는 대한민국 고등학교의 일반 학생들이 하는 공부를 하는 것, 즉 시험을 받아 점수를 높게 따고 성적을 좋게 받는 것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양업고 특성화 교과나 체육, 음악, 이런 과목들은 시간이 자기 공부 시간을 빼앗아가는 느낌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말하고 있었다.
“그래 그 동안 그런 상황을 극복하려고 어떤 일을 시도하여 보았니?”
“교실에 엎어져 있던 학생 혹은 친구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Study Group)도 만들어 해 보았고, 혼자 공부에 열중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래 어떻게 되었니?”
“이젠 포기입니다. 힘을 다 잃었습니다. 스터디 그룹은 하다 말았고, 친구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봅니다. 그리고 그들이 모여서 하는 것을 보니 신부님이나 수녀님, 선생님들을 별로 공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학 가서 내가 원하는 공부를 실컷 하겠습니다.”
한 참 이야기를 나누고 돌려보냈다. 양업고는 성적위주와 입시 경쟁 중심의 공부에서 벗어나 자연 체험적이고 현장학습적인 인성·지성·영성의 삼위일체의 조화로운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곳인데... 과연 공부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그 학생 말대로 수능시험을 잘 보기위해 시험 문제를 푸는 능력을 기르고 점수를 잘 따는 것이 공부인가? 아니면 좋은 삶의 관계를 익히고 배우는 것이 공부인가? 무엇이 진정한 공부인가를 생각해 본다. 우리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무엇인가? 양업고에서의 공부는 수능시험과는 무관하며 세상을 잘 모르고 하는 현실성 없는 공부인 것일까?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공부는 무엇인가? 정말 공부가 맛있고 재미있고 하고 싶은 것이고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두뇌를 개발하는 공부만이 아니라 아니라 마음에 새기는 심뇌를 키우는 마음의 공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양업고는 언제나 ‘인간다운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인성교육(善)’, ‘참되고 올바른 지혜를 배양하는 지성교육(眞)’,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영성교육(美)’의 삼위일체적 조화로움을 중심으로 진정한 공부를 시키는 하느님 사랑의 학교이지 않는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공부는 무엇인가?
[이 게시물은 양업고님에 의해 2015-03-10 17:41:14 환희길 이야기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