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경험’(頂上經驗)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4,443 | 작성일 : 2015년 4월 4일

정상경험’(頂上經驗)
 
한마음 축제의 연극 대회보다 우리학교의 연극제가 훨씬 좋아요.”
그래 맞아. 나도 그런 것 같았어. 무엇이 훨씬 좋았니?”
전체 학생 중 하나도 빠지지 않고 역할을 맡아 연극을 하긴 쉽지 않죠. 다른 학교에서 한다면 몇 몇 잘하는 아이들만 모아서 연극이 이루어 질 거예요. 창작극 주제를 정하고, 대본을 쓰고, 배역을 맡아 연극을 완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연극제 준비하기 위해 손발을 맞추면서, 평소에 모르던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하나가 되어가는 것을 느꼈어요.”
맞아! 평소에 수줍고 잘 드러나지 않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지
 
수선화가 노란 꽃잎을 드러내고,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고, 산유화와 하얀 목련이 꽃잎을 피운 41일 국어과에서 주최하는 제1양업 연극제가 있었다.
1학년 인내사랑반 친구들은 학교폭력에 대한 재판 과정을 극화하여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공연하였다. 2학년 온유진실반 친구들은 비행기-촌놈들의 수난시대로 세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을 모아, ‘비행기안에서 일어나는 코믹 풍자극으로 재밌고 유쾌하면서도 시사성 있게 꾸며주었다. 1학년 기쁨평화반 친구들은 교내 이성교제를 소재로 소문과 관련된 해프닝을 교훈적으로 꾸민 풍문으로 들었소를 공연하였다. 3학년 소망반 친구들은 사회에 처음 나간 착하고 순진한 어린양이 점점 자신감을 잃고 실패 속에서 적응하게 되는 과정과 그 순환의 반복을 풍자적으로 그린 늑대의 유혹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2학년 친절절제반 친구들은 심규문 대통령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이라는 소재를 선택하여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삶을 반성하고 실제 자신의 삶의 정체성에 대해 깨달아 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주었다. 3학년 믿음반친구들은 환상속의 그대라는 제목으로, 70~80년대의 삶을 살지 못한 친구들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사실적으로 극을 만들었다. 마치 그 시대를 살아본 부모님들의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것 같았다.
창작 극복을 쓰고, 친구들 개개인의 캐릭터에 맡게 각자의 배역을 정하고, 무대 배경을 만들고, 연출을 하고, 배경음악과 조명 그리고 분장과 소품에 필요한 부분을 양업 친구들 각자가 분담하였다. 연극제 후 평가회에서 학생들 전체가 정말 행복하고 만족감에 가득차 있는 것을 보니 이것이 진정한 국어 수업이라 생각하였다.
이와 같은 동기에 따른 성취와 만족의 경험을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A. Maslow, 1908-1970)'정상경험’(頂上經驗)이라고 한다. 예컨대, 등산을 할 때 땀이 흐르고 고통스럽더라도 그것을 참고 산을 올라 정상을 정복하면 대단히 큰 기쁨과 만족감을 느낀다. 바로 이처럼 정상을 정복했을 때의 성취감과 같은 마음의 상태가 정상 경험이다. 사람이 느끼는 행복이란 이러한 정상 경험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에 달렸으며, ‘정상 경험은 자기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아이들도 이번 연극제를 통해 정상 경험을 얻은 것이다.
매슬로우는 정상 경험을 자주하여 행복을 얻은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행동 특징들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현실을 보다 정확히 지각하며 현실과 보다 안정된 관계를 유지한다.
자기 자신을 수용하는 동시에 타인과 자연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며 나름대로의 자주적인 윤리 강령을 갖고 있다.
자기중심적이기 보다 문제 중심적으로 활동한다.
호젓한 자기만의 세계를 즐긴다.
보다 독립적, 자율적으로 행동하며 자기 성장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강하다.
신기함, 신비스러움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신선한 감정을 유지하면서 자연에 대한 감상을 즐긴다.
인간에 대해 풍부한 애정과 동정심을 가지고 있다.
대인관계에서 가급적 방어를 하지 않고 순수하게 다정한 관계를 맺는다.
누구와도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민주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고결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다.
독창성과 창의성이 있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끈임 없이 이상을 추구한다.
인간 본성과 그들의 철학적 체계 근거하여 사회적, 실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금번 연극제를 통하여 우리 아이들이 느낀 정상경험은 우리 아이들의 일상생활도 많이 변화시킬 것이다. 더 나아가 정상체험은 우리아이들의 인생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는 체험일 될 것이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으면서도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정상 경험을 하는 동안 이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현실의 자기의 여러 가지 모습을 지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연극제통하여 서로를 만나며 서로를 나눔으로써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양업학교라는 무대에서 우리 아이들 각자가 자가 맡은 삶의 극에 주인공이 되어 정상경험을 계속이어나기를 희망해 본다.
우리 사랑하는 양고 친구들! 고맙다. 정말 가슴이 찡하도록 감동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