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너 요즘 기도 하니?” “예”
“무슨 기도를 하니?” “대학 잘 가게 해달라고요.”
“그래 너의 기도가 간절하면 이루어지겠지.”
도스토예프스키는 “기도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라. 만약 당신이 진지하게 기도드린다면 기도할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도는 신선한 용기를 주는 교육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미국의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기도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기도는 생활에 필요한 것들 중 하나이다. 햇빛과 음식, 물 그리고 때로는 다른 것들처럼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우리는 왜 기도해야 하는가? 흔히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라고 말한다. 호흡을 5분만 하지 않으면 사람은 대부분 죽는다. 기도도 이와 같아서 항상 꾸준히 하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이 죽어가게 된다.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
4세기의 교부 니사의 그레고리오는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과 일치하게 해 주는 기도는 우리가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고, 시기심을 극복해 준다. 그뿐 아니라 불의를 물리치게 해주고 죄를 속죄하게 해 준다. 기도는 우리를 성화시키고 시련과 역결을 당했을 때 위로와 희망, 기쁨과 힘을 준다. 그리고 하느님과 친밀하게 해주며 묵상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만나게 해준다.” 막달레인 엔글레는 “기도를 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고 침묵 가운데 주님이 주시는 기쁨을 맛볼 수 있으며 하느님을 흠숭할 수 있다. 바쁘게 일하는 동안 잠깐 시간을 내어 기도하고 묵상함으로써 내적으로 주님을 만날 수 있다”하고 말한다.
기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기도를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발견하는 유일한 길은 기도하는 것이다. 사실 개와 소, 말과 사자는 기도할 줄 모른다. 희망을 지닌 사람만이 기도를 한다. 기도를 통해 우리 영혼이 맑게 되어야 다른 이들에게 ‘영혼의 울림’‘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 글을 쓰고, 노래하고, 춤추기 전⦁후에,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후에 항상 기도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영성의 기초이다. 우리 양업은 교육의 기초는 기도의 영성에서 시작된다. 붉은 단풍이 아름다운 교정에서 그 낙엽이 떨어질 때마다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라는 시를 읊어 본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시집『김현승 시초』(19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