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뭐 길래?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 했던 탈레스(Thales of Miletus)에 관해서는 이런 일화도 있다. 어느 날, 탈레스의 친구가 “이 세상은 너무 불공평해! 돈 있는 사람만 잘 살고, 돈 없는 사람은 못 사는 더러운 세상 같으니!”하고 말했다. "친구! 돈을 잘 벌 수 있는 방법은 널려 있어. 머리를 한 번 써 보게.”라고 탈레스가 되받아쳤다. 그러자 그 친구는 “넌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어디 내가 여행 다녀 올 때까지 돈을 많이 벌어 보게나.”라고 말했다. 탈레스는 그 말을 듣고, 돈 버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 그리고 친구가 돌아와서 보니, 탈레스는 친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돈을 갖고 있었다. 과연 탈레스는 무슨 방법을 썼을까? 그 때 당시에는 올리브가 아주 귀한 것이었다. 쓰는 용도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구가 여행을 떠난 후, 올리브의 급격히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것을 유심히 관찰한 탈레스는 올리브의 생산량이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에는 규칙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탈레스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기름 압축기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마당만 차지하는 기름 압축기를 기꺼이 팔았다. 올리브가 풍작일 때, 탈레스는 마을의 거의 모든 압축기를 소유하고 있었다. 탈레스는 기름 압축기를 사람들한테 빌려 주면서, 큰돈을 벌 수 있었다고 한다.
“왜 학교에 안가니?”
“재미 하나도 없어요.”
“그래 무엇을 하고 싶으니?”
“지금부터 돈이나 벌려고 해요”
“어떻게 돈을 벌려고 하니?”
“닥치는 대로 아무 일이나 하면 되지요. 뭐”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니?”
“실컷 쓰고 나머지는 저금 할 거예요.”
엊그제 엄마 따라 왔던 고등학교 1학년 결석생과 주고받은 이야기의 일부이다.
“사람은( )이다.”
“가로 안을 나름대로 채워 보세요.”
...,
“사람은 (돈을 버는 기계)이다.”
“사람은 (돈 쓰는 기계)이다.”
‘인간학’ 강의 시간에 두 여학생이 연달아 했던 말이다.
요즘 젊은이 가운데 한 부분의 이야기지만 마음이 씁쓸하다. 돌고 돌아서 ‘돈’이고, 술 술 넘어가서 ‘술’이며, 살고 살아서 ‘삶’이라 하지만 ‘돈’을 최고의 우상으로 여기고, ‘돈’의 노예가 된 우리 어른들의 삶에서 배운 요즘 젊은이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 생각된다.
한 사람이 ‘어떤 인격이나 어떤 인품을 가진 사람이 되느냐?’ 그리고 ‘어떤 인생을 실현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의 ‘가치관’이다. 사람은 어떤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선택하고 거기에 자기를 바치느냐에 의해서 그가 어떤 ‘자아(自我)’가 되고 어떤 인생을 만드는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가치 선택적 존재’이다. 어떤 사람이 교육에서 가치를 발견하여 거기에 자신을 바치면 교육자가 되고, 어떤 사람이 정치에서 가치를 발견하여 거기에 자신을 바치면 정치가가 되고, 어떤 사람이 예술에서 가치를 발견하여 거기에 자신을 바치면 예술가가 된다. 그러나 모든 교육자가 모두 같은 가치관을 갖는 것은 아니다. 정치가와 예술가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만일 교육자가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만 교육에 종사하면, 그는 교육을 위해서 교직에 종사하고 거기에 따라 봉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봉급을 위해서 교직에 종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봉급이 목적이 되고, 교직은 봉급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그런 사람은 교육에서 의미와 보람을 발견하지 못하며, 따라서 교육에 그의 전존재를 바칠 수 없게 된다. 정치가도 예술가도 의사도 그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것이 우리에게 보람을 줄 수 없는 것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물론 돈은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 주변에 돈에 대한 욕심 때문에 불행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기왕 내가 선택한 인생, 의미가 있어야 하고 보탬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소명을 발견하고 이에 투신함으로써 ‘자아를 성취’할 수 있어야 한다.
파스칼(Pascal)의 말처럼, 천사처럼 아름다운 영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한 악마보다도 더 못된 사람들도 있다. 사람은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사가 될 수 있고, 돈의 노예인 악마가 될 수 있다. 도대체 돈이 뭐 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