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내자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119 | 작성일 : 2021년 4월 30일

시간을 내자!

                                       

봄꽃들이 만발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온 산하가 푸르게 물들어 간다. 대자연의 변화 앞에서 인생의 흐름도 새롭게 와서 닿는다.

시간 없습니다. 빨리 부탁해요.” “지금은 바빠서 안 됩니다.”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면 정작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쁜가? 정말 시간을 내야 하고, 시간을 쪼개서라도 해야 하는 본질적인 일인가? 아니면 안 해도 되는 걸 가지고 바쁘다 바빠요란을 떠는가? 후자의 경우라면 ‘(꼭 필요한) 시간을 내라는 아일랜드 민요의 가사를 들려주고 싶다.

일하기 위한 시간을 내라. 성공의 비용이다./ 생각하기 위한 시간을 내라. 능력의 근원이다. / 운동하기 위한 시간을 내라.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 독서를 위한 시간을 내라. 지혜의 원천이다./ 친절하기 위한 시간을 내라.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 꿈을 꾸기 위한 시간을 내라. 구원받는 자의 특전이다. / 주위를 살피는데 시간을 내라. 이기적으로 살다 마는 짧은 하루다. / 웃는 시간을 내라. 영혼의 음악이다.”

하느님이 아닌 이상 사람은 시간이란 제한 속에 살고 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철학자들은 시간을 운동의 수라고 정의한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시간은 변화의 수라는 뜻이다. 길이를 측정하는 단위가 미터이고 무게를 측정하는 단위가 그램이라면 변화를 측정하는 단위는 시간이다. 그러니까 일 년이 지났다는 것은 일 년 동안 변화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름지기 시간 속에서 순간마다 더 완전을 향하여 변화되어야 하는 숙명을 띠고 있다. 그래서 사람은 되어진 존재가 아니라 되어가는 존재라고 한다. 시간 속에서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우리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세 부분으로 구별한다. 그런데 적잖은 이들이 과거나 혹은 미래의 일만을 생각하다가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과거의 잘못을 헛되이 후회하든지, 실패만 계속 떠올리든지, 잃어버린 행복에 미련을 두고 슬퍼하기만 한다. 과거를 경시해서는 안 되지만 지난 상처들에 얽매여서도 안 된다.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해 끝없이 골몰하는 것도 도움이 안 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나의 요구가 정당하게 받아들여질까? 암에 걸리지는 않을까? 배우자가 나를 배신하지는 않을까? 공동체가 나를 용납할 수 있을까? 등등, 미래에 대한 과도한 상상이 절망으로 내몰 수 있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현재를사는 것이다. 내가 실존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그래하며, 긍정하는 자세이다.

모든 이에게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이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Omnibus omnia)’이라는 사목 표어로 60년이란 시간을 어질고 착한 목자로 사셨던 정진석 니꼴라오 추기경님께서 늘 평소에, 또 선종하시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우리 모두에게 전해주신 말씀이다. 어떻게 하면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정 추기경님은 구십의 생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가르치셨다, 그러다 그 행복 충만한 하느님 나라로 우리보다 앞서 초대받으셨다.

인생의 모든 나날이 선물로 받은 시간이다. 매 순간, 1365, 일평생이 선물로 받은 시간이다. 이 귀한 시간을 타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쓰는 것이 자기희생이요 나누는 삶이기에, 그 자체로 행복해지리라. 선물 받은 시간을 내놓지 않고 미루는 것은 시간 도둑이 아닐는지... 왜 시간을 내서 열심히 공부하고 배우는가? 세상과 사람에게 도움이 됨으로써 행복해지기 위함이다. 그러니, 알뜰히 시간을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