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일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2,757 | 작성일 : 2013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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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일.

  아이쿠! 엄청난 일이 생겼구나. 교감 수녀님이 얼굴이 매우 하얗게 되어 말하기를.. 지금 페이스 북(facebook)에 양업 학생들이 동영상이 떴는데 ‘야동’이라는 것이다. 학교 기숙사 안에서 학생들이 직접 찍은 ‘야동’을 동영상에 올렸는데 아주 망신스러워 볼 수 도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부임하자마자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나도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전 교장이셨던 윤 신부님께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이 없으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먼저 전산담당 선생님에게 물었더니 그 동영상을 올린 사람만이 그것을 삭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담임과 생활 선생님들을 통해 관련학생들을 불러 모았고 우선 먼저 그것을 올린 학생이 그 동영상을 삭제토록 했다. 그리고 교장실에서 그들과 마주 앉았다.
  “나는 그 동영상을 보지 않았다. ‘야동’이라던데.. 도대체 무슨 장면이 그 영상에 담겨있니? 왜 그것을 페북에 올렸지?” 그들 모두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그 중 한 학생이 말했다. “아, ‘야동’은 아닌데요. 야하기 야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웃겨서 올렸습니다.” 이유인즉 남자 학생들이 모여 사는 홈(Q-Home: 좋은 집)에서 요즘 유행하는 ‘할렘 쉐이크(Harlem Shake)’라는 춤을 패러디해서 올렸다는 것이다. 노란 머리의 춤 잘 추는 부산 사나이가 배꼽과 중요한 부위만 천으로 두르고 이상야릇한 동작의 춤사위에 몰입했고, 나머지 학생들은 둘레에서 장단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요즘에는 인터넷 세상에서 잘 못 실린 한 부분 때문에 얼마나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이 많은지 알지... 너희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동영상으로 ‘양업학교 기숙사에 사는 모든 학생들이 그렇게 사람들에게 비춰지면 곤란하지... 조금 신중하게 생각해서 좋은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훨씬 나았겠지...” “너희들이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와라. 일단 성당에 가서 5분 이상 생각하고 나서” 바로 20 분에 그 소동과 관련된 학생들이 다시 찾아왔다. “저희들이 오늘 저녁 식판을 모두 닦겠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말하기를 내일부터 아침미사에 나가겠습니다. 고해성사를 보겠습니다.” 말하는데 그 중 한 학생은 “더 좋고 아름다운 양업을 알리는 동영상을 올리고 싶은데... 우리들이 모여서 거룩하게 묵주 기도하는 동영상을 올리겠습니다”라고 말한다. “ 하 하 그래, 이제 더 이상 너희들의 잘못을 탓하지 않겠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우리 살아보자”
  한 판 소동이 끝난 후 생각해 본다. 이 소동이 정말 세상 무너지는 엄청난 일이였는지? 이 사건을 계기로 이 아이들이 더 큰 것을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웃기고 재미있는 것’이 다가 아니라 그것이 공동체와 다른 사람에게 가져는 주는 또 다른 점이 있음을 이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내 편에서도 더 큰 것을 배우기 계기가 되었다. “나를 존중하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아이들을 성숙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더 큰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더욱이 이런 일이 발생하였을 때 벌로 그들을 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동의하는 마음의 방식으로, 그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의 방식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체득하게 되었다. “애들아! 내가 엄청난 일로 엄청난 것을 깨우쳤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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