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머니

작성자 : 장홍훈 | 조회수 : 630 | 작성일 : 2020년 5월 10일

엄마’, ‘어머니

 

남녀 간 양성평등이 강조되기 전, 역사를 영어로 히스토리(history)’라고만 했다. ‘그 남자들의 이야기란 뜻이다. 그렇다면 왜 허스토리(herstory)’ ‘그 여자들의 이야기는 역사가 될 수 없는가? 여성학자들이 주장하자, 작금 역사를 더 스토리(The story)’로 쓴다. 나는 진정한 역사의 바탕과 승리자야말로 어머니라 생각한다. 위대한 전쟁 영웅은 주로 남자들일 줄 모르지만, 그에게 생명을 주고 그를 사랑으로 길러내신 참 주인공은 그의 엄마들’, ‘어머니들이시다.

 

며칠 전 종교를 떠나 한국 현대사에 큰 어른이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만들어진 영화 저 산 너머를 보았다. 영화에서 8남매의 막내아들 수환마음 밭에 참된 사랑과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신 분은 어머니이셨다.

 

여기, 갓 태어난 어린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있다. 엄마와 아기가 맑은 눈을 마주하는 순간, 엄마가 미소를 짓는다. 아기도 따라 미소를 짓는다. 이 처음의 사랑이 얼마나 참된 아름다움인가! 아기가 배우는 최초의 말은 엄마이다. 아기에게 엄마는 무엇이든지 알고 있으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며, 엄마만 있어 준다면 모든 위험에서 지켜줄 것이기에 만사가 안심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 화가 나고 억울한 그 모든 순간에 엄마만큼 위안이 되는 단어가 세상에 또 존재할까.

어른이 되어서도 병이나 위험에 직면할 때에 마지막으로 나오는 소리는 어머니이다. 이렇게 어머니는 우리 생의 시초부터, 인생의 막이 내려질 때도 함께 하신 분이다. 그러기에 세상에 살아 계시든 안 계시든 마음에서 엄마’, ‘어머니를 잃어버린다면 가장 슬픈 일이 될 것이다.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 아들이 있었다. 그 여자 왈, 어머니보다 자길 사랑하는 증거로 어머니의 심장을 가져오라 했다. 아들은 어머니가 잠든 사이 어머니의 심장을 빼내, 그 여자에게 달려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어머니의 심장도 땅바닥에 나뒹굴어졌다. 그러면서 심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들아! 어디 다친 데 없니?”

 

태양, 달과 별, 온 우주, 시원한 바람과 공기, 아름다운 꽃들과 과일, 오곡백과에다 여타의 맛있는 음식들보다 하느님이 우리 사람에게 주신 가장 좋은 선물은 어머니를 주셨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자녀가 어떤 상태에 있든지 간에, 아무리 큰일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변함이 없다. 실패나 죄에 처하더라도 자신을 변함없이 포용해주는 어머니가 있는 사람, 눈물을 흘리며 그 가슴에 묻혀 우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복될까.

 

그러기에 어머니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을 볼 수 있는 창이다. 우리의 어머니는 하느님의 거울 같다. 그러나 물론 세상의 어머니도 인간인 이상 결점이 있게 마련이다.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귀여운 아이들을 마치 자기의 소유물로 여기는 어머니가 있는가 하면, 모든 타인을 다만 자기 자녀들의 경쟁상대로만 보고 차갑게 배제하는 어머니들도 없지 않다. 참 씁쓸하다.

삶에 지쳐, 외롭고 힘들 때, ‘어머니 미소를 떠올리면 모든 것을 깨끗이 잊게 된다. 오월 가장 아름다운 초록의 계절, 푸른 하늘 저 산 너머를 바라보고, ‘엄마!’, ‘어머니!’를 크게 외쳐 부르고 싶다. 나도 엄마 품을 향해 이 벌판을 푸르게 달려가는 어린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