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의 밤 엄마께- 3학년 장보연

작성자 : 김누리 | 조회수 : 4,090 | 작성일 : 2011년 5월 26일

엄마께
엄마, 유치원 때 이후로 이런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인 것 같네. 그댄 하루동안만 집에서
떨어져 있어도 집이 그립던 어린애가 지금 3년째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고, 유치원 행사 때마다
공들여 화장하고 오던 엄마는 이젠 누가봐도 누군가의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아줌마 되었지.
그 긴 시간동안 무뚝뚝하고 철없는 딸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말하고 싶었어. 그동안 감사한 일을 따지자면 끝도 없지만, 가장 먼저 양업고등학교를 가라고 밀어주고 지원해준 것, 정말 고마워. 엄마가 먼저 양고를 가라고 밀어주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이 시간에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겠지. 엄마가 처음 양고를 보낼 때 내가 배워오리라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나는 양고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어. 항상 옳은 결정을 하고 행동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 그 어디서도 믿을 수 없는 추억들을 갖게 된 것 모두 엄마 덕분이야.
이제 그 양고 생활도 얼마남지 않았어. 양고에서 머무를 수 있는 날이 이미 보내 날보다 훨씬 적지. 물론 지금은 졸업에 대한 아쉬움보단 고3으로서의 불안감이 먼저라 실감은 안나. 어저면 나보다 엄마가 더 조바심 내고 있는 것 같아. 2009년 양고 입학할 때의 그 믿음으로 좀 더 편히 날 믿어주면 나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10대의 마지막 1년 후회없이 보낼테니까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마. 앞으로 엄마가 성모님께 기도할 일이 있다면 나보다 엄마 자신을 위해서 했으면 좋겠어. 나도 항상 엄마를 위해 기도할게. 성모님이 함께 하시는 오늘, 엄마께 딸 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