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의 피

작성자 : 정수연 | 조회수 : 3,583 | 작성일 : 2015년 6월 4일

동행 
        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의 피

이제현 신부

오늘은 그리스도와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교회헌장, 11항)이므로, 그 안에서 이루어진 성체와 성혈이 얼마나 고귀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목요일마다 학생들이 사는 홈에서 저녁에 미사를 봉헌합니다. 성체와 성혈을 들어 올릴 때, 바라보며 청소년들은 “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의 피”라고 노래합니다. 침묵 중에 마음과 시선으로 주님과 마주하는 순간이지만,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여 지속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목소리를 합하여 노래하면서 평소에 말로는 고백하지 않을 성체, 성혈에 대한 엄청난 신앙고백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영성체도 자연스럽게 임합니다. 영성체를 하기 전에 사제는 성체를 교우에게 들어 높이며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알려줍니다. 그러면 교우들은 “아멘”하면서 성체를 영합니다. 저는 이 짧은 순간에 성체를 마주하고 있는 사람의 신앙을 만납니다. 들릴락 말락하는 목소리로 응답하거나, 구겨진 손을 오롯이 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인생의 진실한 동반자로 만나지 못하는 마음을 느끼고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대부분 또렷하게 “아멘”이라고 응답합니다. 평소에는 우물쭈물 자기의 꿈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성체 할 때는 주저함이 없는 친구들을 봅니다. 그럴 때 현상으로만 판단하려는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고,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그 신앙을 키워주신 부모님과 이름 모를 신부님들에게 감사드리게 됩니다.
“겉모습은 쪼개져도 가리키는 실체만은 손상없이 그대로다.”
성체송가의 구절은 청소년들과 벗하며 살아갈 우리 삶의 방향을 명확히 알려줍니다. 쪼개져도 온전하고, 으깨져도 하나인 성체와 성혈에 대한 확신으로 전진하는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성공만 강조하는 시대에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를 만나고 살아가라고 초대합니다. 현상이 아니라 청소년들 안에 가능성과 소명을 만나고 성체, 성혈을 모실 때처럼 기뻐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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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업고등학교 “성모의 밤”
 2015년 5월 28일, “2015. 양업 성모의 밤”은 1부 전례, 2부 문화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는 양업공동체가 함께 묵주기도 5단과 말씀전례를 하였고, 2부에는 부모님들의 아름다운 화음, 학생들의 마술, 댄스, 노래, 졸업생 박광식 학생의 성악 등으로 아름다운 성모의 밤을 만들었습니다. 성모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