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교육합시다. / 이제현 교목신부
작성자 : 최영윤 | 조회수 : 3,716 | 작성일 : 2014년 5월 2일
동행
생명을 교육합시다.
윤리/교목 이제현 신부
사월의 끝자락에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동행했습니다. 저는 작년과 같은 장소로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지난번에는 궂은 날씨라서 다들 힘들어했는데, 올해는 주님께서 좋은 날씨를 허락하셨습니다. 그래서 단순하면서도 지루할 수 있는 모판 나르기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모판을 나르는 중에 상한 모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곰팡이가 피어있어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른 모판도 많았지만 엎어버린 모판도 참 많았습니다. 차라리 내가 패대기쳐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악한 농촌 현실에 가슴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생명주일입니다. 생명에 대해 수많은 개념들이 있지만 합의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생명 안에 깃든 신비를 묵상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복음에서 제자들은 성소가 있는 예루살렘을 떠나서 예순 스타디온을 걸어 엠마오로 갑니다. 엠마오에 무언가 있어서라기보다 그들은 십자가 죽음의 그늘을 피해 피신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갑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그들과 동행했습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성찬례를 통해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죽음에 가려져있던 생명의 복음을 전하러 다시 돌아왔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문화’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죽음의 문화는 그 위세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복음을 전하도록 우리는 주님께 권한을 위임받았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그 방법을 알려줍니다. 곧 죽음을 관통하는 생명의 신비를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서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명을 교육합시다. 사실 생명을 교육한다는 것은 현실적 갈등에 대한 윤리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초월하는 일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지금 여기에서 재현하는 전례 안에서 생명의 신비를 몸소 체험하고, 일상에서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례 참여에 오롯한 신앙공동체 안에서 생명의 신비를 간직하고 전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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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왔어요~
지난주에 교내에 우체통을 개통하였습니다. 친구, 선생님, 학교에 계시는 모든 분들께 사랑과 감사와 격려의 편지를 띄우기 위하여 PSF센터(Psychology,Spirituality,Faith)에서 우체국을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사랑의 메신저 역할은‘솔리언 또래 상담자’들이 봉사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사랑과 격려의 편지를 쓰고 배달하는 분위기 안에서 역동적인 사랑의 공동체를 기대해봅니다. 벌써부터 신입생인 1학년 친구들은 급식소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는 이모님들을 위하여 사랑과 감사의 편지를 띄우고 싶어 합니다. 또한 이러한 마음을 우리 학생들에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