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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머물러라
교사 정수연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성당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다들 공부한다며 미사에 오지 않았고, 미사에 오더라도 영성체를 모시기가 바쁘게 집에 가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꾸준히 주일미사며 평일미사까지 나가며 신앙생활을 했고, 수능 전날에는 신부님께 안수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미사에 잘 오지도 않았던 친구들보다 수능 시험을 못 보았고, 그 친구들은 더 좋은 대학에 가서 ‘가톨릭동아리’에도 들어갔지만, 저는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그 어느 누구도 아닌, 주님께 원망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는데, 이렇게 힘든 시련을 주시냐고. 매번 미사시간마다 울면서 기도하고 원망하고…. 사실 그게 주님 탓이 아님에도, 돌아보면 저는 그렇게 주님 안에 머물렀던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주님이 계시긴 하냐고 묻곤 합니다. 왜 이렇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기도를 해도, 시련과 고통을 주시는지, 또 세월호 참사나 네팔의 지진과 같은 사건들이 발생하는 걸 보고만 계시는지…. 우리 인간들이 저지른 일인데, 우리는 괜한 원망과 탓을 주님께만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주님을 원망하지 말자고. 선생님처럼 어리석지 말라고.
“주님께서는 어디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때 가장 가까이 있었다.”라는 말처럼, 주님은 지금도 우리 곁에 계십니다. 어리석은 일을 저지를 때도 작은 일에 기뻐할 때도, 늘 우리 곁에 계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청할 것이 있을 때는 주님을 열심히 찾다가,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주님께 그 기쁨을 나누지 못합니다.
오늘만큼은 주님께 ‘청원기도’가 아닌, 지금 이 순간 양업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큰 은총을 주신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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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업고등학교 졸업생의 교육실습(4/27-5/23)
김윤아 교생선생님(11기,사회과)와 곽명진 교생선생님(12기,철학과)이, 모교인 양업고등학교에서 교육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졸업생이 아닌, 어엿한 교생선생님으로 만날 수 있음 또한 양업에 뜻깊은 일입니다.
교육실습기간 동안, 좋은 경험을 맛보고, 그 선한 기운을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