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회
작성자 : 이제현 | 조회수 : 3,265 | 작성일 : 2015년 11월 6일
바자회
지난 금요일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합심하여, 해외이동수업 때 만날 학생들을 위한 후원물품을 마련하는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그 중에는 부모님들께서 손수 만든 책갈피를 포함하여 정성이 느껴지는 물건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팔기보다는, 내놓은 사람의 사랑과 그 마음을 받으려는 사랑이 만나는 때가 되었습니다.
한 학생이 제게 바자회 물품으로 기증된 묵주를 하나 들고서 좋은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께 사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정작 그 학생은 아직 가톨릭 신앙을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효심 때문에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전교주일을 맞아 신앙을 이식하려는 일방적인 선교의 차원을 넘어서려면, 더불어 펼쳐 낸 일상의 바자회와 같아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곧 서로 줄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으며, 아직 확실한 신앙고백을 하지 않더라도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우리 가운데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 단박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상 끝 날까지 함께 계시겠다고 우리에게 약속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즐겁게 나누는 기쁨으로 복음화의 여정을 걸어가기 위하여 마음을 새롭게 하면 좋겠습니다. 바자회는 열리는 순간만이 아니라 준비하는 때에 이미 시작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과 함께 즐기는 하늘나라의 잔치는 일상에서 복음을 살려고 하는 선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말뿐만 아니라 생활로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고 전하는 우리가 되기를 주님께 청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