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난 시간들을 없애자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535 | 작성일 : 2012년 2월 11일

                      안타깝게 파지난 시간들을 보며

 학생들이 빨리 개학했으면 좋겠다고 아우성이다. 자신의 방학계획이 용두용미가 되어야 하는데 또 용두사미가 된 모양이다. 사실 우리도 학생시절 그랬었다. 목표도 없이 지내려니 얼마나 막연한 시간이 되었던가. 멀리 어학연수를 떠났던 학생들도 벌써 들 뜬 마음으로 며칠째 페이스 북에다가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사실 객지에 있으면 부모님의 품안이 그립고 친구들이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중에도 끝가지 손을 놓기가 아쉬워 붙들고 싶은 마음의 친구가 있다. 그는 왜 심심하다며 딴전을 부리지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하니 분명 차별화된 다른 것이 있었다. 그에게는 한 치의 미동도 하면 안 되는 굳건한 계획, 이를 실현할 흥미유발, 그리고 계획을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집중력 덕분이었다.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은 목표가 분명한 사람이고, 그 목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깊이 인식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들은 남들과 다르게 현재에 충실하고, 매사에 행복해 한다. 그래서 시간 가는 것도 아깝다며 촌음을 아껴 쓰는 것이다.
 요즘 학교는 개축과 구조변경 중이다. 2층 사제관을 교실 두 칸과 숙소로 꾸미고, 3층의 학생 기숙사를 새롭게 개축하여 손님방 1실, 기숙사로 구조변경을 하고 있는 중이다. 교과교실제로 교실도 환경을 바꾼다. 전자칠판, 전자장비들로 꾸며지고 있다. 늦게 시작한 공사라서 공기가 짧아 공사업자들이 계획에 차질을 볼까 최대한 인원과 기술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것이 집중력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듯하다.    업자들은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오르지 그 일 추진을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한다. 그들 입에서 심심하다, 권태스럽다, 돌아가고 싶다는 느낌들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오로지 계획의 성공을 위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40여 일 동안의 겨울방학을 끝내고 2월 5일 기숙사로 입소를 한다. 졸업식 행사를 위해 며칠을 지내다가 또 다시 봄방학을 맞이한다. 2월 내내 공사는 진행될 것이고 새  학기가 문을 열기 전에 끝날 것이다.

 학생들이여! 다시 방학을 맞이하면 심심하다 말할 시간조차 없이 유익하고 보람된 계획들을 세워보길 바란다. 여러분이 세운 계획은 꼭 이루어야 할 계획들로 마련하라. 책을 본다던가, 세상보기를 한다던가, 밀린 공부를 선수학습으로 채우겠다는 각오와 필요성을 일깨우길 바란다. 그리고 그 계획들을 이루어가는 시간이 끝까지 일관되게 밀어 붙일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청춘을 사는 여러분, 무료하고 따분해서 또 안식처로 피하고 싶은 마음은 제발 버리십시오. 세상은 여러분을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나는 학교장으로서 학생들이 학교 빨리 가고 싶다는 표현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학생들에게 학교가 삶의 도피처란 사실을 이제야 알 것 같다. 현실은 냉혹하다. 인생은 도전이며, 집중력 싸움에서 판결이 난다. 제발 긴장하고 목표를 확인하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