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공부하자 아이들이 달라졌다.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795 | 작성일 : 2011년 10월 19일

교사가 공부하자, 아이들이 달라졌다.

 “한국일보 2011.10.06자 지면에 수업 개혁 나선 한 학교(시흥 장곡중)가 소개되었다. 교사 52명 전원이 매주 모여 창의적 교수방법을 놓고 토론을 한다. 학급정원을 줄이고, 기존 교과서가 아닌 새 교재를 만들어 사용하는데, 그 결과는 학업성취도 면에서 1년 만에 9%p 상승했다고 보고한다. 무단 조퇴로 학교가 싫다며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던 A군(16)은 수업시간 내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딴죽을 부리며 수업을 방해했던 B양(15)도 이제는 잡담하는 친구들을 훈계할 만큼 공부가 재미있단다. 이렇게 학생들이 변화한 이유가 있다. 수업이 재미가 있어졌기 때문이다. 교수학습방법의 개혁에 나선 교사들은 공부를 하니 학생들의 성적이 급상승한 것이다.
  이 학교의 수업시간은 필기와 강의로 이뤄지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교과서를 웬만하면 들추지 않는다. 교사들은 해당 단원의 키워드를 뽑아 학생들에 흥미를 촉발시킬 새로운 교재를 만든다. 예를 들어 영어교과에서 단원 주제가 'Hero'이면 기부천사로 잘 알려진 가수 김장훈 관련 기사를 소개하고, 우리 시대 영웅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토론한다. 이 학교 영어교사는 모든 학생들이 난생 처음 보는 교재를 만들려고 공을 들인다. 4명이 1조가 돼 협동수업을 하는데, 이는 한 명이라도 '다 아는 내용'이라며 시큰둥하면 모르는 옆 친구들이 위축돼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시험문제에도 아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된다. 영어 단어 중 가산명사와 불가산명사를 구분하는 기준을 찾아보라는 과제를 던졌을 때, "형태가 일정치 않고 추상적인 단어는 불가산"이라며 학원식 정답을 외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뭉크러지기 쉽고,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단어가 불가산"이라고 독창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아이도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대답한 표현을 그대로 시험문제 보기에 넣는데, 그러면 또 다시 학생들의 수업 참여가 활발해진다. 기초미달 A군(16)은, “친구들과 조별로 토론하는 협동수업에선 모르는 게 있어도 부끄럽지 않다. 모범생도 틀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성적도 달라졌는데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서 학생 비율이 64.3%(2009년)에서 73.3%(2010년)로 9%포인트나 상승했다. 기초학력, 기초미달 학생은 각각 3.8%, 5.2%씩 줄었다.”(이상은 신문보도내용이다.)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이 교육에서 중요한 내용이라면, 거시적인 교육목표인 ‘인간의 인간됨과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 운영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방법적인 면에서 훌륭한 교수방법을 찾아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나는 밥 파이크의 「창의적 교수법」을 만났다. 이 책을 소개하면 학생들에게 강의하지 말고 참여시키라고 주문한다. 교육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임으로, 이를 위해 학습자 중심의 참여교육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교수방법에서 먼저 프레젠테이션 준비해야 하는데, 이는 제작자인 교사가 주문자인 학습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여 이에 부합하는 교수학습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절한 시각교재를 활용하고, 그룹을 구성하여 협동수업을 폄으로써 모든 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돕는다. 그리고 피드백을 통하여 투입한 교육프로그램을 참가자의 니즈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펴나가는 것이다. 시흥의 장곡중 교사들은 학생들의 니즈와 교사의 충실한 수업준비로 수업의 장을 마련하여 학업성취도 향상이라는 교육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사례라 하겠다. 교실이 무너진 상황을 새롭게 깨워내는 일이 교사가 할 일 중에 가장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