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순교 / 이제현 교목신부

작성자 : 최영윤 | 조회수 : 4,286 | 작성일 : 2014년 9월 23일

동행           시간의 순교자
                   교목/윤리 이제현 신부
    
 
추석이 있었던 주말, 서울 대신학교에서 ‘그라눔심포지엄’이있었습니다. ‘그라눔(granum)’은 밀알이라는 뜻의 라틴어인데, 교육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들과 동행하는 분들의 삶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십여 년 교리교사 활동을 한 선생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은 신앙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을 시간의 순교자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오늘날 피의 순교가 거의 사라지고, 땀의 순교의 의미도 희박해지는 시대에 ‘시간의 순교자’라는 말은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유일하고도 소중한 시간을 나누는 것은 순교자들이 그렇듯 참된 생명을 돌려받는 길이기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생활성가반을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함께했던 학생들을 대부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시 온 이유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생활성가 외에도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덕분인 것 같습니다. 어떤 친구는 입원했을 때 병문안 가서 기도했었고, 또 다른 친구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동행했었습니다. 그 시간들은 사제로서 당연히 해야 할 몫이었지만, 청소년들은 시간을 함께 한 이들에게 기꺼
이 마음을 연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에 비례해서 늘 교육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많은 공

을 들였지만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순교는 하느님의 눈으로 큰 영예요 영광이지만, 인간적으로는 현실의 고통을 감내해야 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로마 8,37) 라고 하신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며, 다시 시간의 순교자가 되는 길을 걸어갑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달릴 길을 다 달린 순교자들처럼, 청소년들 안에 살아계신 주님을 알아 뵙고 기뻐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  학 교 소 식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
 연극, 난타, 도예, 초공예, 원예공예, 생활성가, 천연염색반으로 구성되어 있는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이 지난 목요일에 개강을 하였습니다.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은 연강수업으로 목요일 5,6,7교시 격주로 1,2학년이 참여합니다. 우리 양업고등학교는 특성화교과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청소년 성장 프로그램, 현장학습, 봉사활동, 산악등반, 가족관계, 종교, 노작)이 있는데 학생들은 특성화교화 프로그램을 통하여 인성, 지성, 영성을 키우고 자신의 꿈과 잠재력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양성 하시기에 우리는 사랑과 기도를 아끼지 않으며 그들과 동행하기로 합니다.